미국 경제가 호황을 보이고 있지만 한국의 대미 수출은 넉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달러대비 원화강세)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 와중에 수출 효자상품인 휴대폰이 미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통관 기준으로 지난달 전체 수출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1.4% 늘어난 233억9000만달러,수입은 16.9% 증가한 214억9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발표했다. 7월 수출을 지역별로 보면 중국이 36.6% 늘어난 것을 비롯 아세안(20.2%) EU(22.8%) 일본(8.5%) 등 대부분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수출은 3.2%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7월1~20일까지의 수출액은 18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00만달러 줄어들었다. 이로써 대미 수출은 4월(-2.2%) 5월(-14.2%) 6월(-20.0%)에 이어 4개월 연속 뒷걸음질했다. 지난달 대미 수출 감소는 가전제품(18.9%)이나 반도체(14.1%)의 부진 탓도 있지만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이 46.6%나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김필구 산자부 수출입과장은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휴대폰업체는 고가전략을 펴고 있지만 미국에서 모토로라의 저가 휴대폰이 인기를 모으면서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7월 중 하루평균 수출액은 9억9500만달러에 불과,지난 2월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밑돌았다. 또 올 들어 1월부터 7월까지 수출은 1599억4000만달러,수입은 1455억5000만달러,상품수지는 144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상품수지는 지난해 같은 기간 178억2000만달러에 비해 20%나 줄어든 것이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