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3:36
수정2006.04.09 17:15
연세대와 성균관대 건국대 이화여대 등 이른바 '돈 있는' 대학들이 '스타교수' 스카우트에 나서면서 총장(평균 1억원 안팎)보다 더 많이 받는 '억대' 연봉 교수가 속속 탄생하고 있다.
재정 형편이 좋은 일부 대학들은 스타교수 영입을 위해 억대 연봉 제공뿐만 아니라 수천만원대의 특별연구비 지급,연구교수 임용권 등을 내건 채 '삼고초려'하고 있다.
스타교수의 인지도와 네트워크를 통해 학교 경쟁력이 강화될 경우 우수한 신입생을 유치할 수 있으며 외부 연구비도 더 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억대 연봉은 필수=건국대는 지난 1학기 미 항공우주국(NASA)의 헬리콥터공학센터 원장으로 일하던 유영훈 교수를 차세대혁신기술연구원장으로 초빙한 데 이어 2학기를 앞두고 홍일표 전 사법연수원장을 법대 교수로,채치범 포항공대 생명공학과 교수를 의생명과학연구원장으로 스카우트했다.
이들은 모두 1억원대 중반의 연봉을 받는 것은 물론 각종 지원까지 '보너스'로 제공된다.
건대는 헬리콥터분야 권위자인 유 교수에게 연봉 외에 △매년 10억∼15억원 연구비 △연구교수 3명 임용권 △연구공간 150평 이상 △아파트 등을 제공했다.
또 채 교수에게도 △매년 2억원 이상 연구비 △연구교수 3명 임용권 △연구공간 200평 이상을 주며 의생명과학연구원을 위한 2000평 이상의 연구동을 2년 내 완공하겠다고 약속했다.
'공격적 스카우트'로 유명한 성균관대는 내년 브레인코리아(BK21) 2단계 사업을 앞두고 이공계 분야에서 현재 '특 A급' 교수 11명과 접촉하고 있다.
성대는 지난 2000년 '특채교원 처우 지침'을 만든 후 7명을 특별대우로 이미 스카우트했다.
이중 2004년 서울대에서 영입해 온 박준용 경제학과 교수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성대는 박 교수를 위해 억대 연봉과 특별연구비는 물론 연구소(계량경제연구소)를 만들어주고 연구교수를 채용할 수 있는 권한까지 부여했다.
이화여대도 지난해 연구 업적이 특별히 뛰어난 교수를 대우하기 위해 '석학교수' 제도를 도입하고 지난해 9월 최진호 서울대 화학부 교수를 석학교수 1호로 나노과학부에 영입했다.
최 교수는 '나노 DNA 바코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특허만 50여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280여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이대는 그에게 억대 연봉과 200평의 연구공간을 제공했으며 정년(65세) 이후에도 연구환경을 보장해주기로 했다.
◆스타교수 확보에 학교 운명을 건다=스타 교수를 둘러싼 스카우트 열풍은 올 2학기 절정에 달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매년 4000억원씩 7년간 2조8000억원이 지원되는 BK21 2단계 사업이 시작되는 데다 어느 대학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설립할 수 있는지도 결정된다.
유명하고 연구력이 뛰어난 교수를 확보할 경우 정부 연구비 지원이나 로스쿨 선정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된다.
한 대학은 BK21 프로젝트 유치를 위해 연봉 2억원을 제시하면서 저명한 교수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희 건국대 이사장은 "우수 교수로 인한 학교 내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대단하다"며 "돈을 아끼지 않고 우수 교수 영입에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 교원인사팀 관계자는 "내년에 BK21 2단계 사업이 시작되면 이공계 분야에 거액의 연구비가 지원된다"며 "대학들마다 이를 따기 위해 발벗고 스타 교수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