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대표는 26일 제4차 북핵 6자회담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회담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핵심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은 발언 수위를 조절하면서도 자국의 입장을 적극 개진했다. ○…북측 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우려했던 대로 핵군축 문제를 꺼냈고 미국도 고농축 우라늄(HEU) 문제를 비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을 정식 국가 명칭인 'DPRK'로 언급하고 미국은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사가 없다며 북한을 배려했다. 김 부상도 "조선반도의 핵전쟁 위협을 없애고 비핵화를 실현하려는 당사자들의 확고한 의지와 전략적 결단이 요구된다"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했다. 김 부상은 특히 힐 차관보의 인사말이 끝난 뒤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눈길을 끌었다. ○…일본이 개막식에서 회담 주제와 무관한 북한의 미사일과 납치 문제를 거론,참가국들의 눈총을 받았다.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대표가 "북·일 평양 선언에 따른 관계 정상화 실현 방침에는 변함없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미사일과 납치 등 현안을 전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이에 대해 우리측 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곧바로 "회담의 초점을 흐리지 말라"고 지적하며 일본의 '재뿌리기'에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번 회담에서는 집중적인 양자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과거와 다른 회담 방식이 적용돼 성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장국인 중국은 회담장인 댜오위타이(釣魚臺) 17호관 팡페이위안(芳菲苑)의 구조를 최대한 활용,양자 협의 공간을 만들도록 신경을 썼다. 1층의 대규모 홀 외에 두개의 VIP룸과 2층 소규모 회의실 및 휴게실을 통해 어디서든 양자 협의가 가능토록 했다. 1층 대규모 홀 모퉁이에도 소파 등을 설치,전체회의 중간이라도 '은밀한 대화'가 가능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