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조흥은행 850억원대 CD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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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창 사이인 국민은행과 조흥은행 직원이 총 850억원 규모의 CD(양도성예금증서)를 가로채 해외로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역대 금융사고 중 액수 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인 데다 CD 유통체계에 허점을 드러낸 사고여서 향후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은행 오목교지점 신모 과장은 지난 6월 모 토지신탁회사로부터 CD 발행자금 400억원을 받은 후 가공 CD(은행에 입금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발행한 CD)를 교부하는 방법을 통해 이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또 다른 회사가 250억원짜리 CD의 발행을 의뢰하자 가짜 CD를 내준 뒤 진짜 CD는 사채시장을 통해 할인하고 지난 24일 해외로 도주했다.
또 조흥은행 면목남지점 김모 차장도 역시 같은 수법으로 200억원짜리 CD를 가로채 현금화한 뒤 역시 해외로 도피했다.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의 자체 점검 결과 두 사람은 고교 동창 사이로 밝혀졌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이날 오전 국민은행과 조흥은행 해당 영업점에 대해 검사에 착수한 데 이어 오후에는 전 은행 검사부장들을 소집,보유 중인 CD 관리 상태를 점검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금감원은 또 CD를 보유한 고객들이 위조 여부를 문의할 경우 적극적으로 감식에 응하도록 은행에 지시했다.
금감원은 은행들로부터 CD 관리 상태 점검 결과를 보고받아 27일 중 발표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두 은행에 대해서는 이번 검사 결과 내부 통제상 문제가 드러날 경우 엄중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5월 말 현재 CD 잔액은 49조원으로 이 가운데 38조원은 증권예탁원에 보관돼 있어 진품이 확실하지만 나머지는 위조 여부를 파악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은행권에서는 지난 6월에도 기업은행 일산 마두지점에서 300억원 규모의 CD 도난 사고가 발생하는 등 CD 거래 과정에서 금융사고가 빈발해 왔다.
이성태·유병연 기자 ste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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