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6자회담을 하루 앞둔 25일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양자협의를 갖고 이번 회담에서 가시적 성과를 도출한다는 데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 북·미 양국이 6자회담 전에 양자협의를 갖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 미국도 이날 양자협의를 갖고 이번 회담의 전략에 대해 최종 점검을 마쳤다. 전날 남북 간 양자협의에 이은 이날 연쇄접촉으로 이번 회담의 열쇠를 쥐고 있는 3국이 회담 시작 전에 이미 한 차례씩 대좌한 것이다. ◆북·미 양자협의 내용은 북·미 양국이 이날 이례적으로 양자협의를 한 것은 양측의 회담 의지와 목표를 사전에 알아보기 위한 탐색전 성격이 짙다. 이날 오후 3시부터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양자협의는 1시간20여분이나 진행됐다. 그만큼 이번 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전향적인 태도와 함께 북측의 적극적인 협상의지를 동시에 엿볼 수 있다는 게 회담장 주변의 평가다. 정부 당국자는 "이번 양자협의에서 양측이 진일보한 결과를 만들어 내자는 데는 원칙적인 합의를 이뤘다"며 "내용적으로는 좁혀야 될 조건과 이견이 있지만 회담 진행과정에서 접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협의에서 양측은 북핵 포기에 따른 경제적 지원과 안전보장,북·미관계 정상화 방안에 대한 입장을 타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미국은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포기할 경우 관계 정상화를 위해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할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한·미 최종 협상전략 점검 이날 오전 8시에 한국대표단 숙소인 중국대반점에서 조찬을 겸해 열린 한·미 양자협의에서 양측은 이번 6자 회담에서 북한의 핵폐기를 합의문 형태로 도출해 낸다는 전략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방법을 집중 논의했다. 한·미 양국은 구체적으로 북핵 폐기 선언에 상응하는 북한 체제보장과 대북 경제지원 방안에 대한 로드맵을 북측에 제시하기로 했다. 이후 북핵폐기의 이행과 검증에 상응하는 단계별 경제적 지원 및 북·미 관계 진전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한다는 전략이다. 이른바 공통적인 목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뒤 추후 세부 이행방안에 대한 계획안을 마련하는 2단계 프로세스를 밟아나가자는 것이다. 우리측은 이날 오후에는 일본과 양자협의를 가졌으며 미국도 북한에 이어 러시아와 잇따라 양자협의를 갖는 등 막바지 집중적인 물밑접촉이 이뤄졌다. 베이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