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안화를 2.1% 평가절상(平價切上)하고 달러화에 연동된 페그제를 주요통화 바스킷 방식에 의한 관리변동환율제로 바꾼 것은 대단히 주목되는 일이다. 물론 절상폭이 적었던데다 새로운 체제에서도 하루변동폭이 ±0.3%에 불과한 까닭에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중국의 수출물량 감소 효과는 미미한 반면 무역흑자규모가 더욱 확대되는 의외의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치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위안화의 장기적 절상 행진이 시작된 신호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최고수준인 중국의 외환보유 규모나 미국이 10% 정도의 절상을 요구해왔던 사실만 생각해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로서도 위안화의 점진적 절상을 전제로 이에 대비하는 대응체제를 미리 갖춰 나가야 한다. 위안화 절상은 당장은 우리 상품 수출에 유리한 측면이 없지 않지만 그로 인해 중국경제의 성장이 둔화된다면 장기적으론 수출에 큰 차질을 초래할 우려도 있다. 농산물 등의 수입가격이 올라 국내물가를 자극할 가능성도 경시(輕視)해선 안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원화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 EU(유럽연합) 등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통화절상 압력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제 헤지펀드들이 환투기에 나설 수도 있다. 그럴 경우 환율이 급등락하면서 가뜩이나 취약한 경제를 더욱 압박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가 어제 위안화 절상과 관련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킨 것도 바로 그런 우려 때문이겠지만 만에 하나 경제가 충격을 받는 일이 없도록 시장동향을 면밀히 관찰하면서 신속히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