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일 하이트맥주의 진로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해준 데 대해 오비맥주와 지방 소주사들이 일제히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가격 인상 제한은 마이너들에게 '독' 오비맥주와 지방 소주사들은 공정위의 승인 조건 중 하이트맥주와 진로소주 가격을 5년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 이하로 제한한 것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두인 하이트맥주와 진로소주의 가격이 인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제품 가격을 올릴 수 없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해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오비맥주는 "가격 인상을 제한한 것은 지방소주사 및 오비맥주와 같은 마이너 업체를 동반 규제함으로써 주류 업계 전체의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복주 무학 보해 선양주조 등 4개 지방 소주사도 이날 공식 자료를 통해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 결정은 주류시장의 현실을 무시한 탁상공론식 발상"이라며 "특히 가격 제한은 선도 기업에 의해 결정되는 가격 시스템을 완전히 무시한 결정"이라고 강력 비난했다. ◆이대로 물러날 수는 없다 오비맥주는 자문 로펌 '바른 법률'과 함께 법적 대응을 다각도로 강구 중이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헌법소원과 민사 소송 등 모든 가능한 법적 대응 방안을 강구 중"이라며 "승산에 대해 충분한 검토를 거쳐 수일 내에 행동 방안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지방소주사 사장단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광식 선양주조 사장은 "전국 10개 소주사 중 진로와 하이트주조,옛 하이트 계열의 충북소주를 제외한 7개사 사장단이 8월 초 전체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며 "오비맥주와의 공동 법적 대응,영업 및 마케팅에서의 공동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하이트맥주가 제출하는 공정거래 방안이 미흡하거나 제시한 조건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영업 범위 제한이나 이행강제금 부과 등의 시정명령을 추가로 내릴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5년간 가격인상률 제한에 대한 반발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정도의 인상폭이면 다른 경쟁사에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성민·안재석·안정락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