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공식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지정될 당시 지적됐던 미비 요건들에 대한 개선작업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오는 9월 한국 증시가 FTSE의 선진시장으로 분류될 경우 한국 증시의 대외신인도가 높아지고 25억~30억달러가량의 외국인 투자자금이 추가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차거래한도 등 지적사항 개선 2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FTSE측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재분류 관찰대상국에 포함시키면서 주식대차거래,분리결제 등 '시장의 질'과 관련한 5개 항목에 대해 '미충족' 판정을 내렸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그동안 '외국인 주식투자 선진화 계획' 등을 추진,이 같은 항목들을 대부분 외국인 투자에 유리한 방향으로 개선했다. 주식대차거래의 경우 외국환거래규정 개정에 따라 이달부터 외국인 거래한도가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 4월에는 자산운용사가 다수 펀드의 주문을 모아 일괄 주문을 낼 수 있는 증권사 명의의 '통합계좌'가 허용됐다. 또 외국인들의 장외거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규 매매거래 시간 중 대량매매를 허용하고 수량요건도 대폭 완화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기본적인 요건을 충족해 편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FTSE가 어느 정도까지 맞춰야 한다는 구체적 기준을 제시한 것이 아니어서 최종 결과는 나와봐야 안다"고 말했다. ◆증시 위상제고 등 기대 효과 오는 9월6일 기관투자가들로 구성된 FTSE 위원회가 한국의 선진시장 지수 편입을 결정하면 우리나라는 내년 3월부터 공식적으로 FTSE선진지수에 편입된다. 증권업계에선 이 경우 한국 증시에 25억~30억달러 정도의 투자자금이 추가 유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증시의 위상이 한층 높아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에 대한 할인)'를 축소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시장 진입이라는 '상징적'의미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해외 투자자금이 추가 유입되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리먼 브러더스의 윤용철 상무는 "대부분의 기관투자가들이 FTSE지수보다는 MSCI지수를 추종하기 때문에 실질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의 서영호 상무도 "진짜 관심은 MSCI선진시장 편입 여부"라며 "FTSE선진시장 편입이 이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는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 ---------------------------------------------------------------------- ◇FTSE 지수=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공동 설립한 FTSE인터내셔널이 발표하는 지수다. 주로 유럽계 투자자금의 벤치마크 역할을 한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자금의 규모는 약 2조5000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FTSE인터내셔널은 시장규모와 수준에 따라 지수를 선진시장(23개국),준선진시장(6개국),신흥시장(18개국) 3그룹으로 나눠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대만 등과 함께 준선진국 시장에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