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페인트가 중국의 자존심 자금성을 칠한다. 노루표페인트 브랜드인 디피아이(대표 한영재)는 최근 베이징 구궁(故宮) 박물원측과 자금성의 성문 및 성벽 보수에 사용할 페인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디피아이는 지난 95년 중국 당국이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최초로 발주한 자금성 보수 도장 프로젝트에서 영국 미국 등의 업체를 제치고 수주에 성공했다. 회사측은 이번에 외국기업 및 중국 토종업체와의 경쟁을 따돌리고 연이어 수주함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것은 물론 중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자금성 재 보수단장에 공급되는 도료는 노루표 페인트가 중국시장을 겨냥해 만든 중국 현지 생산 건축용 도료 브랜드인 Huven(휴번)이다. 디피아이는 오는 8월부터 시작할 자금성 전체 보수 도장 계획 중 우선 1차분을 공급한다.이 물량은 약 5만㎡를 단장할 수 있는 분량으로 금액으로는 1억원어치다. 중국은 연내에 추가 2차 공급분을 발주하는 등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전까지 보수도장 작업을 계속할 계획이다. 총 도장 면적은 15만~20만㎡. 이번 1차분 물량 수주로 디피아이는 향후 계약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로 창립 60주년을 맞은 DPI는 한 우물만을 파온 페인트 전문기업으로 오는 2010년 아시아 5대 메이저 글로벌 도료회사의 비전을 갖고 높은 기술 수준을 앞세워 중국 외에 동남아 등 해외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있다. 디피아이는 지난 2003년 상하이에 현지법인인 'DPI더차이'를 설립하고 기술연구소 및 생산공장을 가동 중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