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전·현직 노조간부들과 노조원들이 수출용 차량 부품을 빼돌려 카센터에 팔거나 자신의 차량에 무단으로 장착했다가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이 카센터에서 압수한 불법유출 부품만 375점(1.5t),시가 6000여만원에 달했다. 경기도 화성경찰서는 20일 기아차 화성공장 노조원 이모씨(27) 등 13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4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03년 초부터 최근까지 13차례에 걸쳐 에어컨,범퍼 등 미국과 유럽 수출용 차량 부품 50여점(1000만원 상당)을 훔쳐 카센터에 판 혐의다. 경찰은 국내 유통이 불가능한 수출용 차량 부품이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다는 정보를 입수,카센터 4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여 기아차 화성공장 직원들의 불법 부품유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노조간부의 차량이 공장 정문을 통과할 때 경비가 검문하지 못한다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 등 고가의 부품을 자가용 트렁크에 실어 빼내 인근 카센터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기아차 직원들이 훔친 부품을 차 트렁크에 싣고 태연히 정문을 빠져나왔지만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았다"며 "불구속된 직원들도 자신의 차량에 버젓이 수출용 부품을 달고 다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에 적발된 직원들 외에 다른 기아차 직원 80여명도 부품을 빼돌린 혐의를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부품을 사들인 박모씨(43) 등 화성공장 주변 카센터 업주 4명에 대해 장물취득과 절도교사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씨 등은 기아차 직원들에게 부품을 처분해 주겠다고 제안해 훔친 부품을 시가의 반값에 사들여 인터넷 카페를 이용,판매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