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항공사들이 아프리카와 중동 등 유전(油田) 지역을 운항하는 노선을 잇따라 개설해 재미를 보고 있다. 고유가로 유전개발이 확대되면서 석유업체 임직원들의 유전지역 방문이 급증하자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특전으로 운항서비스를 독점,짭짤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주요 항공사들이 유전개발 붐을 타고 대형 여객기의 운항이 힘든 유전지역에 중소형 제트기를 잇따라 띄워 신규 고객도 확보하고 이익도 늘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에어프랑스는 콩고 지역 내 유전개발 사업을 겨냥,지난해 초 소형 제트기(총 82석)를 이용한 파리∼콩고 노선을 독점 개설해 적지 않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 항공사는 특히 석유기업 임직원들에게 '페트롤리엄 클럽'회원 자격을 부여,샤워시설이 갖춰진 공항 라운지 이용권과 골프 무료 라운딩 티켓 등도 제공한다. 또 우수 고객에게는 호텔 숙박권도 공짜로 준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최근 유전개발 사업이 한창인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나이지리아 등과 유럽 직항노선을 개설했다. 이 항공사는 석유업체 임직원들에게는 탑승 수속시 우선권을 주고,비즈니스 클래스 전용 제트기만을 운영해 쾌적한 여행을 보장하고 있다. 브리티시항공은 이란 앙골라 아제르바이젠 등 유전지역 노선의 비즈니스클래스 좌석을 모두 침대형으로 바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유전지역 노선은 독점인데다 운항요금이 일반 노선보다 훨씬 비싸 항공사들에는 더 할 나위없는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많은 돈을 번 석유기업들이 말단 직원들에게까지 비즈니스 클래스 이용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에어프랑스의 파리∼콩고 비즈니스 클래스 왕복권은 5000∼7500달러로 파리∼뉴욕 노선보다 3배 이상 비싸다. WSJ는 "유전지역 노선은 원료인 석유가격 급등과 운항요금 할인경쟁으로 날마다 1500만달러의 적자를 보고 있는 세계 항공업계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