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에 호소하는 입체경영 .. '제5경영-비주얼 매니지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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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필버그가 만든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실감나는 전투 장면으로 유명하다.
특히 해안을 피로 물들이는 도입부의 영상과 음향은 압권.탁탁 끊어지는 스타카토식 편집,이미지의 집중 포화는 리얼리티 측면에서 영화사에 남을 정도라는 평까지 듣는다.
스피디한 화면 전환으로 초반부터 관객들의 혼을 빼는 이 영화는 62년 공개된 '지상 최대의 작전(The Longest Day)'과 종종 대비된다.
같은 노르망디 상륙을 소재로 한 전쟁물이지만 속도감에 있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대중 매체의 꽃이라는 광고 역시 마찬가지.50년 전의 동영상은 한 장면에 평균 30~50초를 할당했다.
그것이 90년대 접어들자 5초 간격으로 줄었고 오늘날엔 매초 샷이 바뀌고 있는 실정이다.
이 변화는 기술 발달이란 측면보다는 영상 메커니즘 혹은 시대적 패러다임의 전환에 더욱 가깝다.
관객이나 시청자에겐 느릿느릿한 인물 묘사가 아닌 본능을 자극하는 입체 장치가 더 효과적이라는 계산에 의한 것.즉 연출자의 메시지를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보의 시각화가 필요했던 것이다.
'제5경영-비주얼 매니지먼트'(스튜어트 리프 외 지음,배금주 옮김,용오름)는 시각에 호소하는 방법을 통해 조직 효율과 개인 수행력을 극적으로 높이는 경영 기법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에서 요즈음 새롭게 뜨고 있는 이 혁신적 전략은 수량화가 안 되는 회사의 문화와 비전·핵심가치를 비주얼로 바꿈으로써 보고 느끼게 해 준다.
직원들은 그 과정에서 소속감과 자신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게 되고 중요한 일에 더욱 집중하는 효과를 거둔다.
잠수함·탱크 등 각종 3차원 조형물 전시실과 입체적 로드맵을 운영하는 보훈부의 경우 고객인 수만 명의 퇴역군인을 위해 열정적으로 일하는 조직으로 평가받는다.
또 반도체 회사 질로그는 다양한 프로젝트 차트와 그래픽으로 구성원 간 의사 소통을 원활히 하고 있으며 학교·병원에서도 도입하고 있다.
최고의 작업 성과를 목표로 인력·프로세스·시스템을 완전히 재배치하는 게 강점.236쪽,1만2000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