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따라 중국간 은행들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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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국내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진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국내은행간 과열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경영악화로 은행권의 연쇄부실 우려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특히 최근 중국 정부의 외국기업 대출한도 조치로 국내기업들이 자금난에 몰려 국내은행의 현지 지점은 비상이 걸렸다.
◆은행,중국행(行) 러시
은행들의 중국행 러시는 올 하반기 들어 두드러지고 있다.
기업은행이 지난 달 28일 선양에 중국 4번째 지점을 연 데 이어 산업은행이 지난 1일 광저우에 지점을 개설했다.
우리은행도 오는 25일 선전 지점을 연다.
중국 내 6개 지점을 운영 중인 외환은행도 선전에 지점을 개설하기 위해 주재원을 파견해 놓았다.
신한은행은 오는 10월께 칭다오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하나은행도 지난 2003년 중국 칭다오은행 인수에 이어 베이징 등 3~4곳에 추가 지점 개설을 검토 중이다.
국민은행도 광저우의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과당경쟁으로 수익성 둔화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국 진출을 가속화하는 것은 시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국내기업의 활발한 중국 진출로 금융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나아가 중국 기업 및 고소득층까지 영업대상을 확대함으로써 중국 '본토시장'을 겨냥하려는 중장기적인 포석도 깔려 있다.
하지만 최근엔 은행권의 중국 진출 러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는 "중국기업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도 아닌데 같은 지역에서 한정된 시장을 놓고 우리 은행들끼리 과열경쟁을 하고 있는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은행이 밀집된 상하이 등에선 과당경쟁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A은행 상하이 지점 관계자는 "5개 은행이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경쟁을 하고 있어 최근 들어 수익성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4개 은행이 진출한 톈진의 경우도 국내기업 진출이 둔화되면서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부실자산 증대 우려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조치 등으로 현지 진출 기업들의 영업환경이 나빠지면서 은행들의 대출자산 리스크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 5월 투기성 자금의 유입을 막기 위해 외국기업들의 역외 담보(보증)대출 한도(투자총액에서 자본금을 뺀 금액)를 제한함에 따라 일부 기업이 자금난에 봉착,은행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번 조치로 상당수 현지 진출기업은 연말까지 자본금을 확충하거나 중국현지 담보를 확보하지 못하면 대출금의 30~70%가량을 상환해야 할 상황이다.
은행권은 이번 조치로 자금난에 봉착한 기업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들은 "중국정부의 대출제한 조치로 향후 영업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