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 변신] 박찬호 부활로 '역전 홈런' 날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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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진 IB스포츠 사장(41)은 스포츠 비즈니스맨답게 스스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이 사장이 지난해 말 4800만달러(약 470억원)라는 거액을 들여 메이저리그(MLB) 4년 중계권을 따냈을 때만 해도 주위에서는 하나같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니나 다를까.
중계권을 놓친 방송 3사의 집중 견제로 인해 지난 2월까지 방송을 내보낼 채널을 찾지 못하게 되자 "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다.
이런 소문을 비웃기라도 하듯 이 사장이 케이블TV 채널을 인수,엑스포츠(Xports)라는 채널로 직접 방송 사업에 뛰어들자 "드디어 막장까지 갔구나"는 비아냥까지 들렸다.
주변의 비관론도 무리는 아니었다. 채널 인지도가 워낙 낮았던 데다 공중파 방송들이 메이저리그 뉴스를 방송 편성에서 빼 버리는 등 엑스포츠를 계속 코너로 몰아갔기 때문.그와 막역한 사이인 사람들마저도 이 사장이 공중파라는 공룡들과의 싸움에서 기사회생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았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이 "사업은 운7 기3"이라고 했던가. 운은 이 사장 편이었다. 3년째 부진했던 박찬호의 부활을 신호탄으로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이 맹활약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반전했다.
케이블TV 116개 채널이 메이저리그 경기를 틀어대면서 시청가구가 1100만가구로 급증했다.
국내 케이블TV 10년 역사에서 전무후무한 일대 사건이었다.
시청자가 몰리면 광고도 몰리게 마련. 지난 4월 5700만원에 불과하던 한 달 광고 수입이 6월 들어 10억원대로 치솟았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올해 광고 수입만 140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케이블TV의 수신료 배분과 부대 사업까지 감안하면 개국 원년에 손익분기점(BEP)에 무난히 도달할 것 같습니다."
이 사장은 1991년 KBS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미디어사업부에서 외화 구매 담당자로 일하던 그는 96년 메이저리그로부터 박찬호 경기 중계권을 사들이는 업무를 보면서 스포츠 사업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97년에는 세계적 스포츠 마케팅 회사인 IMG 한국지사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스포츠 마케팅 경력을 쌓았다.
MLB,LPGA,PGA 등 해외 빅 경기를 국내 배급하는 일을 맡으며 스포츠 사업가로 경력을 쌓은 그는 2001년 SNE라는 대행사를 차려 독립했다.
이 때부터 험난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국내 방송 중계권을 놓고 FIFA와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은행이 지급 보증을 꺼려 계약서를 통째로 방송 3사에 넘겨야 했다.
2003년 3월에는 브라질 축구 올스타팀을 초청,경기를 벌였지만 관중 동원에 실패해 투자금을 고스란히 날리기도 했다.
이렇게 고전하던 그가 올 들어 메이저리그 중계 대박으로 화려하게 부활하자 남들은 '운이 따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자신은 "그동안 쌓은 경력과 전문성,인적 네트워크가 이제 조금 성과를 내고 있다"고 자평한다. 메이저리그 중계권 대박도 나름대로 준비한 결과라는 것. 메이저리그측과 협상할 때도 그는 철저히 분석하고 치밀하게 계산했다. 이 사장은 개별 선수의 소속 구단에 훈련 현황과 컨디션 등 개인 자료를 요청하는 것은 물론 선수의 연봉과 잠재력을 따져보고 향후 방출 가능성까지 꼼꼼히 체크하는 등 시장 상황 전반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후에야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엑스포츠는 메이저리그 외에 WWE(미국프로레슬링),이종격투기 프라이드 등 '킬러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 사업 전망도 밝다.
이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박지성이 진출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등 다양한 콘텐츠를 들여오는 한편 앞으로 제2,제3의 스포츠 채널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손성태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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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진 사장은 ]
-1965년 서울 출생
-서울 문일고 한국외대(영어과) 졸업
-1991년 KBS영상사업단 입사
-1997∼2000년 IMG 한국지사 근무
-2000년 미국프로농구(NBA) 홍콩지사,인터넷미디어사 Sports.com 근무
-2001년∼ 스포츠마케팅사 SNE 사장
-2005년 스포츠전문 케이블 채널 Xports 및 스포츠 마케팅사 IBsports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