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경력 7년차인 박현준씨(34)는 요즘 시쳇말로 '기분이 째진다.'


작년 초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최근 지수 상승 덕분에 엄청나게 뛰었기 때문이다.


박씨가 현재 투자하고 있는 펀드는 3개. 증권사에 다니는 친구 권유로 작년 5월 가입,현재 불입 중인 A자산운용사의 적립식펀드 2개와 같은 해 10월 500만원을 거치식으로 투자한 B자산운용사의 배당주펀드가 그것이다.


적립식펀드의 경우 한개는 일반 성장형펀드이고 또다른 하나는 블루칩에 집중 투자하는 형태의 펀드다.


이 3개 펀드의 수익률은 '대만족'이다. 일반 성장형펀드에는 매달 30만원씩 지금까지 총 450만원을 적립했는데 주가상승으로 펀드의 평가액은 현재 575만원이 넘고 있다. 수익률이 27%에 달하고 있는 셈이다. 블루칩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도 매달 10만원씩 총 140만원을 불입했는데 현재 평가액은 167만원이 넘어 19%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목돈을 투자한 배당주펀드는 9개월 만에 약 20%의 수익률을 거둬 100만원 정도 평가이익이 난 상태다.


작년 8월 이후 강세장이 연출되면서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고공비행 중이다. 최근 몇년째 초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일찌감치 펀드에 눈을 돌린 투자자와,은행 정기예금 등 확정금리 상품만을 고수해온 투자자 간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중금리가 하반기 소폭 반등할 가능성이 있지만 과거처럼 연 7~8%가 넘는 고금리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부터라도 펀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박 펀드' 속출


올 상반기 최고 성과를 낸 재테크 수단은 뭐니뭐니해도 주식형펀드였다. 펀드평가사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가 상반기 12.5% 상승한 덕분에 주식형펀드(주식편입비율 60% 이상인 주식고편입형 기준) 수익률은 같은 기간 평균 15.31%에 달했다. 1년 수익률은 29.54%로 30%에 육박했다. 주식형펀드에 반년만 투자했더라도 연 3%대 중반인 은행금리의 약 3배,최근 1년 동안 투자했다면 약 8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는 얘기다.


개별펀드별로 보면 이같은 격차는 더 커진다. 가령 상반기 최고 수익률을 낸 유리자산의 '유리스몰뷰티주식'은 65.58%의 고수익을 거뒀다. 정기예금의 20배에 육박한다. 또 투자기간을 길게 잡으면 정말 '대박'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리고 있는 펀드도 많다. 지난 2001년 2월과 7월 각각 설정된 미래에셋자산의 '인디펜던스주식형1'과 '디스커버리주식형'은 4년여 만에 각각 250%,242%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하반기,주식형 비중 늘려야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늘려라." 국내 주요 증권사가 추천하는 하반기 유망 펀드 투자전략은 이렇게 요약된다. 종합주가지수가 1000선을 넘었지만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주식형펀드도 어떤 운용전략을 갖느냐에 따라 펀드마다 스타일이 다양하고 수익률도 천차만별이다. 수익률이 시장평균 수익률에 못미치는 펀드도 적지 않다.


따라서 가입 전에는 펀드의 운용전략과 과거 실적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대형 수출주와 업종대표주의 비중이 높은 이른바 '성장주펀드' 비중을 늘릴 것을 권하고 있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PB본부 부장은 "상반기엔 가치주 중소형주펀드 등의 수익률이 높았지만 하반기에는 국내외 경기회복으로 블루칩과 업종대표주 등의 편입비중이 높은 성장주펀드가 두각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많다"며 "중립적 투자자라도 금융자산의 30% 수준은 성장주펀드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 상황별로 대응력을 높이려면 펀드 가입시점에서 수수료를 내고 환매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선취형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보수적인 투자자는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배당주펀드 가입을 고려할 만하다는 견해가 많았다. 김기환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팀장은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날로 커지는 추세인데다 배당금 외에 시세차익도 꾀할 수 있는 배당주펀드에 미리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수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라면 대안투자상품 가입을 고려해보도록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주가연계증권(ELS) 공모주펀드 선박펀드 등이 그것이다. 송석준 대우증권 상품개발마케팅부 팀장은 "공모시장 분위기도 좋아지고 있어 보수적 투자자라면 공모주펀드도 유망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