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어계측시스템 업체인 우리기술이 회계상의 오류로 인해 83억여원의 비용처리가 불가피한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기술은 1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말 현재 대차대조표상 단기금융 상품 중 99억4500만원이 실질적으로 관계사 대여금이며,이 중 83억4000만원은 회수가능성이 낮음에도 손실처리하거나 대손충당금이 설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 반기보고서에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기술은 지난해 중순께 CD(양도성예금증서)를 구입해 계열사에 대여해 줬다가 연말께 회수하고 지난달 다시 대여했다. 회사측은 "지난해 말 회수한 상태였기 때문에 2004회계연도에는 단기 금융상품으로 처리했었지만,실질적으로 대여금에 해당되는 만큼 이번에 오류를 수정하고 대손충당금을 설정키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우리기술의 이 같은 '고해성사'에 대해 금융당국의 제재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공시팀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수정할 만한 사안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감리 이전에 '고해성사'를 하면 감리가 면제되지만,감리 중인 경우에는 제재조치가 경감된다. 또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로선 시장조치를 취할 사항이 없다"며 "조만간 공시될 반기보고서를 면밀히 검토해 처리할 내용이 있으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기술 김덕우 대표는 최근 김상길 이사로부터 사기 및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피소되자 무고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해 265억원의 매출액에 1억92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