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 컴퓨터(PC)의 진화가 빨라지고 있다. PC 환경이 20년 만에 32비트에서 64비트 체제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고정관념을 깬 혁신적인 신제품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본체와 모니터가 일체인 데스크톱이 나온 데 이어 키보드 마우스 CD롬드라이브 등을 본체가 아니라 모니터에 연결하게 돼 있는 데스크톱 신제품도 나왔다. 액정화면이 7.2인치에 불과한 초미니 노트북도 선을 뵀고 두뇌가 두 개인'듀얼코어 노트북'도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6일 세계 최초로 CD롬드라이브 키보드 마우스 등이 일반 PC와 달리 본체가 아니라 모니터에 연결된 '기능 분리형' 데스크톱(모델명 매직스테이션 MQ50)을 선보였다. 이 모델은 모니터와 본체가 합쳐진 일체형 PC와 일반 데스크톱의 장점만을 결합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는 신개념 데스크톱이다. 가격은 17인치 모니터와 본체를 합해 180만원대.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반 PC의 경우 CD나 DVD를 사용할 때 책상 밑에 있는 본체에 손을 뻗쳐야 하는데 신제품은 바로 이 불편을 없앤 것"이라며 "일체형과 달리 본체가 따로 구성되기 때문에 원할 때는 간편하게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삼보컴퓨터는 지난해 7월 본체와 모니터가 하나로 결합된 일체형 데스크톱 '루온 올인원'을 내놓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도시바코리아는 이날 액정화면 7.2인치의 초소형 노트북 '리브레또 U100'과 두께가 9.9mm에 불과한 초슬림형 노트북 '포테제R200'을 내놓았다. 이 중 마니아층을 겨냥한 '리브레또 U100'은 세로 21cm,무게 999g으로 국내에서 시판되는 최소형 제품이다. 가격은 239만원.12.1인치 액정화면에 9.9mm의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 '포테제 R200'은 '이지가드'란 시스템을 탑재해 갑작스런 충격이 가해져도 하드디스크의 손상과 데이터의 손실을 최대한 방지할 수 있다는 제품이다. 무게 1.29kg에 가격은 229만원.은색의 날씬한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차인덕 도시바코리아 사장은 "차별된 성능과 디자인이 도시바코리아를 한국 진출 3년 만에 노트북 시장에서 3위권으로 올라서게 한 저력"이라며 "도시바가 '노트북의 원조'를 자처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획기적인 변모는 외형뿐이 아니다. 기능도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PC의 '두뇌'인 중앙처리장치(CPU)의 진화다. 삼성은 최근 CPU에서도 핵심인 '코어'가 두 개 달린 듀얼코어 CPU를 탑재한 슬림 데스크톱(매직스테이션 MZ45/DUAL)을 출시했다. 또 데이터 처리 속도가 최대 2배가량 빨라지는 64비트 시대도 활짝 열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인텔 64비트 CPU를 장착한 데스크톱 신제품(MP40)을 내놓은 데 이어 한국HP와 한국후지쯔도 미국 AMD가 개발한 64비트 CPU '튜리온 64'를 탑재한 보급형 비즈니스 노트북을 선보였다. 다만 PC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운영체제(OS)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아직 정식으로 64비트 한글판을 내놓지 않아 완벽한 '64비트 환경'이 지연되고 있다. 노트북의 무선랜 기능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다중입출력(MIMO)'이란 첨단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인 15인치 노트북(센스 NT-X20/MIMO)을 판매하고 있다. MIMO는 기존 무선랜과 달리 유선망과 무선망을 연결하는 액세스포인트(AP)의 방향에 관계 없이 2개의 안테나가 동시에 작동해 데이터를 고속으로 전송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이 노트북은 MIMO 무선랜카드를 장착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고 4배 정도 빠르고 특히 MIMO 기술이 구현된 무선랜 AP가 갖춰진 환경에서는 속도가 최고 7배나 빨라진다. 이밖에 마더보드 규격도 달라지고 있다. 델컴퓨터는 최근 인텔의 차세대 마더보드로 꼽히는 'BTX' 플랫폼을 탑재해 발열과 소음을 대폭 줄인 데스크톱 3종을 내놓았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