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가 공격적 설비투자에 나서고 있다. 국내 전자업계는 D램, PDP, LCD 등 주력제품들이 지난 상반기 가격 하락으로 고전을 겪었지만 하반기에는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점쳐지면서 `좋은 날'에 대비, 미리 적극적인 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생산 확대를 위해 6천여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신규 투자 비용은 삼성전자가 연초 발표한 연간 설비 투자 규모인 10조2천700억원에 포함되는 것으로, 지난 5월말 본격 가동한 기흥사업장내 300㎜급 첫 플래시 메모리 전용 라인인 14라인의 증설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고 70나노 공정 설비의 업그레이드에 투입되며 일부는 기존 D램 공정의 설비를 교체하는데 활용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이번달 양산을 목표로 시스템 LSI 전용 라인인 S-라인의 설비 셋업을 완료한 상태로 초기에 CMOS 이미지센서(CIS), SOC에 주력해 비메모리쪽 성장의 모멘텀으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또 지난달 20일에는 화성 사업장내 D램과 플래시 메모리 개발 등을 위한 차세대 연구개발 라인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약 4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었다. 이달 중 워크아웃 조기졸업을 앞두고 있는 하이닉스 반도체는 올해 계획된 2조원대 규모의 설비투자 가운데 이미 1분기 1조원을 집행한 상태로, 현재 기존 라인의 기술 업그레이드를 위한 설비 투자를 일정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D램 의존도 탈피를 위해 기존 D램 라인의 낸드 전환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 5월말 300㎜ 반도체 생산라인인 이천 M10 공장 준공식을 갖고 300㎜웨이퍼 본격 양산에 돌입했다. 패널 가격 급락 지속으로 `어두운 터널'을 지났던 PDP 업계도 최근 패널가격 안정세 등을 시장 회복 `청신호'로 보고 설비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LG전자는 다음달 구미 PDP 제 3라인의 양산 체제에 들어갈 예정으로 현재 본격 가동을 앞두고 시험생산 중이다. 올해 LG전자의 PDP 부문 투자 규모(6천억원) 가운데 대부분이 A3 라인에 들어가고 있다. A3라인은 월 12만장 규모로, 11월께 A3라인이 풀가동에 들어가면 LG전자의 PDP 월 생산규모는 현재 14만5천장에서 28만장 이상 수준으로 대폭 늘어나게 된다. PDP 1위 업체인 삼성SDI도 내년에 독일 월드컵 등 특수가 예상되는데다 가격 인하에 따른 수요 증가로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올해 하반기 42인치 기준 4면취(1장의 유리원판에서 4장의 PDP 유리를 잘라내는 공법)로 운영중인 천안 3라인은 6면취로 업그레이드시키는 보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이번 업그레이드 작업을 연말께 완료할 계획으로 면취가 높아지면 그만큼 원가절감 및 생산성 제고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돼 3라인 월 생산능력은 현재 12만장에서 16만장 수준으로 올라가게 된다. 이와 함께 지난 2월 출시 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슬림형 브라운관 생산량 확충을 위해 부산 공장, 멕시코 공장 등에서 기존 라인의 보완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PDP와 함께 대표적 평판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LCD도 서서히 가격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관측되면서 LG필립스LCD는 LCD 시장 본격 확대 및 유럽 거점 마련을 위해 LCD 업계 처음으로 동유럽에 모듈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공장 부지로는 폴란드를 비롯, 3개 국가 가량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공장 건설시 LG전자의 폴란드 디지털 TV 제2공장 투자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