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또다시 언론인 피살사건이 발생했다. 마닐라 타임스 등 현지언론은 4일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3일 저녁 늦게 남부 민다나오섬의 폴로몰록 읍 근처에서 지역방송국인 DXMD 소속 진행자인 롤란도 모랄레스 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퇴근하던 중 괴한의 총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모랄레스 씨는 총격 직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으며,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여성 한명도 부상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올들어 6번째 언론인 피살자인 모랄레스 씨는 현지 공무원들이 마약밀매단과 유착돼 있다고 여러 차례 방송을 통해 비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공무원들과 마약밀매단의 유착 가능성을 고발한 것에 앙심을 품은 사람들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하고 주변 인물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그러나 경찰은 아직까지 뚜렷한 용의자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라고 언론은 덧붙였다. 한편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방글라데시와 함께 필리핀이 언론인들이 취재활동을 하는 데 가장 위험한 지역 가운데 하나라고 경고했다. 필리핀에서는 작년에도 모두 13명의 언론인들이 취재활동 등과 관련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s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