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주에 불이 붙었다. 1일 업종 대표주인 삼성화재가 7.27% 뛰었고 LG화재(12.03%) 현대해상(8.57%) 동부화재(5.14%) 제일화재(11.11%) 대한화재(8.53%) 등도 급등하면서 모두 신고가라는 훈장을 달았다. 보험업종 지수는 6.71% 급등한 7568.15에 마감,8일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저점인 4월 말보다 두 달 새 35% 급등한 것이다. 안정적 이익창출 능력,만성적 저평가 상태,높은 배당수익률 등을 근거로 한 주가 재평가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5월 실적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험주 주가는 날개를 달았다. ◆부각되는 실적 호전 이날 보험주 급등에 불을 댕긴 것은 양호한 5월 실적이다. 삼성화재 LG화재 등 대형 보험사의 실적이 작년 동기 대비 호조세를 나타냈다. 소형사인 제일화재의 경우 5월 실적을 내놓은 뒤 사흘 만에 28.8% 폭등했다. 손보사 사업은 크게 세 가지다. 자동차보험 장기보험(보장성과 저축성) 일반보험(화재 해상 등 기업보험) 등이 그것.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계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중 고객에게 보험금으로 내준 비율)이 재작년 76.7%에서 작년 72.8%로 뚝 떨어진 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2005 회계연도에도 70%대 초반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장기보험은 신규 계약이 늘고 일반보험도 작년 하반기 이후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이 양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여기에 증시가 강세이고 채권 금리는 상승해 투자부문 등 비영업 환경도 우호적"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올 1분기(4~6월) 보험주는 깜짝 실적을 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기 투자 대상으로 적합 주가 급등의 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재평가 논리가 빠르게 확산되는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삼성화재 등 상위 5개사는 자동차보험 지급준비금이 갑자기 늘어난 1993년,IT(정보기술) 버블이 꺼지면서 투자손실이 급증한 2000년 등 두 해를 빼고 모두 순이익을 냈다. 그만큼 비즈니스 모델이 안정적이라는 얘기다. 이 때문에 지난 96년 3월 말 평균 2400원(액면가 500원으로 환산)이던 이들의 주당순자산(BPS)은 지난 3월 말 1만7048원으로 7배 이상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과 몇 달 전까지 2위권 손보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0.7배에 머무를 정도로 저평가됐고,그러다 보니 배당수익률도 4~5%로 정기예금 금리를 웃돌았다. 만성적인 저평가는 적립식 펀드를 중심으로 장기 투자 문화가 퍼지면서 해소되기 시작했다. 이철호 연구원은 "안정적인 실적,저평가,고배당수익률 등 3박자를 갖춘 보험주야말로 장기 투자에 제격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주가가 일순간에 재평가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효선 연구원은 "단기 급등한 게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성장성 면에서 은행보다 이점이 적지 않아 저점 매수해 장기 투자하는 전략을 고려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