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광동제약 비타500은 광고마케팅의 드문 성공작으로 꼽힌다. "비는 비타 500"이란 카피에 대해 마케팅 전문가들은 "신세대의 아이돌 스타 '비'의 건강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내세워 1020세대까지 고객저변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비 광고'는 광고업계도 충격을 준 사례로 회자된다. 당초 비타500의 모델은 비가 아니라 탤런트 임현식씨와 스포츠캐스터 송재익씨였다. 광고회사는 두 사람을 모델로 CF를 찍었고 방송심의 절차까지 마쳤다. 방송을 불과 며칠 앞두고 CF 방송계획을 광동제약 최수부 회장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사단이 벌어졌다. 광고를 본 최 회장은 진노했고 CF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광동제약 마케팅부는 부랴부랴 광고기획사와 모델을 교체,CF를 새로 찍어야 했다. 모델료와 제작비 2억4000만원이 든 첫번째 광고는 방송 한번 타지 못하고 사장됐다. 방송심의까지 통과한 광고가 방영을 며칠 앞두고, 광고주의 거부로 사장되기는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더구나 임현식씨는 비타500의 1차 론칭광고의 모델이었다. 광고회사로서는 광고주의 불만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것. 당시 최 회장이 격노한 표면적인 이유는 임현식씨가 롯데햄우유 '검은콩두유'란 음료 광고의 모델로 더블캐스팅됐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 회장이 노발대발한 진짜 이유는 임씨의 친근한 동네 아저씨 이미지가 최 회장이 소비자들에게 새롭게 각인시키고 싶었던 브랜드 이미지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광동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이 말이 맞다면 최 회장의 과감한 교체 결단은 비타500이 히트하는 데 결정적인 동인이라고 할 수 있다. 최 회장이 몇년 전 직접 출연한 우황청심환 광고에서 말했 듯이 '최씨 고집'이 비타 500의 앞날을 갈랐던 셈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