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석유시장과 유가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석유 비축량은 최근 몇 년 간 제자리 걸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석유 비축량은 106일분, 1억3천700만배럴로 2003년 이후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축 주체별로는 정부가 56일분(7천400만배럴), 민간이 50일분(6천300만배럴)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석유 비축량은 세계에너지기구(IEA)의 권고량인 90일분을 초과하고 있지만 IEA 회원국 평균인 113일분보다 적고 미국 120일, 일본 117일, 네덜란드 185일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서는 크게 뒤진다. 비축 석유는 전쟁이나 산유국과의 관계 악화 등으로 석유 수입이 불가능할 경우 국내의 석유 수급 조절을 위해 비축 창고 건설, 구입비에 대한 이자 지불 등의 비용을 감수하고 보유하고 있는 물량이다. 우리나라는 1970년대 초반 1차 오일쇼크가 발생했을 당시 비축 석유를 일부 방출했었다. 정부 관계자는 "석유 비축량이 선진국보다 적지만 세계에너지기구의 권고량보다 많아 큰 문제는 없다"며 "최근 고육가로 비축량을 늘리지 못했지만 2008년까지 1억4천100만배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 비축량이 늘어나면 비용도 증가하지만 국제 석유시장의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비축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석유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중동지역 불안이 구체화돼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두바이유 가격이 5∼10달러 추가로 상승, 배럴당 최고 60달러까지 올라가는 등 유가의 변동성이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