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주가가 중동에서 불어온 모래바람을 타고 무섭게 치솟고 있다. 이틀 연속 신고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이 3조원대로 올라섰다. 최근 1년간 주가 상승률은 무려 300%로 증권가의 기대를 훨씬 웃돈다. ◆1년간 3배 올라 현대건설은 23일 거래소시장에서 소폭(100원) 상승한 2만7800원으로 마감하며 3일 연속 상승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신고가 행진도 이어갔다. 현대건설 주가는 지난해 6월 말 7140원에 불과했지만 이후 파죽지세로 상승,불과 1년도 안돼 3배 가까이 치솟았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이 3조319억원에 달하며 3조원대로 들어섰고,시가총액 상위 29위에 랭크되며 30위권에 진입했다. 외환위기의 유탄을 맞아 자본이 완전 잠식되며 파산위기에 몰렸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이다. 이 같은 강세는 해외 수주가 급증하고 있는 게 일차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해외 수주액은 올 들어 21억달러로 1년 수주 예상치인 20억달러를 상반기에 달성할 만큼 풍년이다. ◆추가 상승 잠재력 두고 논란 이처럼 주가가 치솟자 애널리스트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목표가를 현재 주가가 이미 넘어선 경우가 많아서다. 애널리스트들의 목표가는 현대증권(3만2000원)과 굿모닝신한증권(3만200원) 정도가 3만원대를 제시하고 있지만,나머지는 대부분 2만원대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이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에는 의견이 일치하지만 새 주인을 찾는 M&A 문제에선 이견을 보이고 있다. 65%가량의 지분을 갖고 있는 채권단은 내년 말까지 현대건설을 매각해야 하는데 주가가 급등하면서 인수가격도 치솟아 새주인 찾기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CJ투자증권 홍성수 연구원은 "시가총액이 급증해 유력한 인수 주체로 거론되는 현대차 그룹의 인수 가능성이 오히려 낮아졌다"며 "M&A 가치를 주가에 반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현대증권 황중권 연구원은 "현 주가에는 M&A 가치가 반영되지 않았다"며 "실적 개선만으로도 추가 상승 잠재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