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만에 재개된 장관급 회담이 경제협력과 정치,군사 인도주의 등 각 분야별 회담을 재개토록 하는 성과를 거두고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회담은 특히 남북 최고위급 채널답게 내용뿐 아니라 소모적인 대치를 최소화하고 회담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며 형식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북핵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위한 내용을 도출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후속 회담 봇물 이룰 듯 이번 회담 자체가 주요 부문별 하위 회담의 물꼬를 트는 데 주안점이 주어진 만큼 후속 회담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당장 8·15 이산가족 상봉과 사상 첫 화상 상봉을 위한 실무 접촉이 내달 이뤄진다. 다음달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경제협력추진위와 장성급 군사회담(일정 미정)은 경의선 철도 연결과 농업분야 협력,군사대치 완화 등 실질적인 협력사업을 도출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결코 장관급 회담보다 비중이 작지 않다. 인도주의적 문제를 다루게 되는 적십자 회담도 납북자 처리 등 정치적 민감도가 높은 사안을 다루게 될 가능성이 커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8월을 정점으로 남북 간 접촉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남북 관계가 단절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라진 회담 문화 이번 회담은 남북회담 처음으로 원탁 테이블에서 양측 수석대표들이 나란히 앉아 회담을 진행하는 등 기존의 대립구도에서 벗어난 파격적인 모습을 연출했다. 기조발언도 기존의 정치 선전에서 벗어나 양측의 요구를 담은 실리적 내용으로 채워 회담의 효율성을 높였다. 이런 분위기는 회담 마지막날인 23일에도 이어져 이날 오찬에서는 남북 대표단이 탁자형 식탁에서 자리를 섞어 앉아 식사를 하는 이색풍경도 보였다. 정부 당국자는 "주요 의제에 대해 남북 간 상당한 공감대가 이뤄진 상태에서 회담이 진행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도 "실질 위주의 회담 형식에 대해 북측이 적극 호응해온 만큼 이후 회담에서도 이 같은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