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석유 생산량은 당분간 정점에 달하기 어려우며 2020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소재 케임브리지 에너지연구협회(CERA)는 21일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이후에야 세계 산유량이 정점수준에 도달하고, 이후 수십년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CERA는 지금부터 2010년 사이 전세계 석유생산능력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그 결과 2010년이 가까울 때쯤에는 석유 공급이 하루 600만~750만 배럴씩 수요를 초과하게 되고 이로 인해 빠르면 2008년부터 저유가 기간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CERA는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2007~2008년쯤에는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CERA의 대니얼 여긴 회장은 "현재의 고유가는 수요와 공급간의 격차 때문이 아니라 수급불안정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공급 부문에 상당한 분량이 추가될 것이며 이 추가 산유량은 수급균형을 개선시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ERA의 이러한 예측은 세계 산유량이 곧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일부 에너지 전문가들의 의견과 배치되는 것이다. 최근 에너지 투자은행인 시몬드 앤드 코사의 매튜 R. 시몬스 회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사우디 아라비아의 유전들이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면서 아직 2천600억 배럴의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우디의 주장에 의문을 나타낸 바 있다. 이에 대해 CERA는 2010년 이후에는 대규모 유전이 새로 발견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석유업계는 신기술과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통해 수요를 충족시키고도 남을 만한 충분한 양의 석유를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여긴 회장은 "우리의 공급 확대 시나리오에 있어 가장 큰 위험은 땅 아래가 아니라 땅 위에 있다"면서 공급 확대는 정치적, 경영상의 환경 변화에 따라 지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