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송이 < SK텔레콤 CI본부장 songyeeyoon@nate.com > 한 사회에서 예술가는 미래를 조망하고 현실을 살필 수 있는 거울 역할을 하는 작품을 만들어낸다. 물론 기본적으로 예술품은 우리에게 감동과 위안을 주고 그 자체로도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다. 하지만 예술가의 창작활동은 일차적으로는 예술가적 기질과 표현일 뿐만 아니라 좀 더 확장해서 본다면 일반적이고 연역적인 지식과는 또 다른 축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힘이며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현실 상황이 척박할수록 이러한 창작활동은 사회적 지지나 격려를 받기 어렵게 마련이다. 단기적 성과와 현실에 급급해야 했던 우리 또한 미지 세계의 탐구 및 창작을 위한 다양한 시도에 대한 대가에 매우 인색했으며 창의성을 인정하는 풍토 역시 척박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관심의 부재는 창의적 활동을 저지할 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창의력 약화를 초래해 악순환을 만든다는 데 문제점이 있다. 또한 사회적 토양이 되는 창의성의 중요성을 깨닫고 급히 배양하려고 해도 그것은 단기간에 쉽게 이뤄지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창의성과 창작에 대한 투자는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진행해서는 안 되고 사회 속에서 항시적으로 관리하고 투자해야 하는 것이다. 즉 창의성과 창작 투자는 일과적 활동과 사회 존속을 위해 필수 요소로 고려돼야 하는 것이다. 외국 기업들은 대학원에서 나오는 연구 성과가 대부분 논문으로 공개되고 대학에 굳이 연구비를 지원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열람이 가능하지만 자금을 지원한다. 그것은 연구 성과를 얻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심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또 자유롭게 고민하는 연구원들과 직접 대화하고 생각을 교환할 수 있는 것 자체를 큰 기회로 여기고 이것만으로도 투자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국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연구원의 창의적 연구활동과 논문으로 정리돼 발표되기 이전의 여러 가지 자유로운 생각을 공유하는 데서 가치를 찾는 것이다. 창의력과 창의적 활동에서 얻어지는 각종 무형자산은 사회적 관심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때만 확보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며,또 미래를 조망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는 데 필수적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어려운 현실만 탓하며 창의적 활동을 경시하고 저해한 나머지 우리가 길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것은 다만 기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