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는 파블로 아추가리(51)는 우루과이 태생으로 이탈리아에서 활동하는 조각가다. 대리석 산지(産地)로 유명한 이탈리아 카라라에서 생산된 대리석을 자유자재로 깎아내 기하학적 형태의 건축 구조물 같은 느낌을 주는 조각 20여점을 출품했다. 1979년 이탈리아 고전 조각의 전통을 이어받은 아추가리는 우루과이와 유럽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다가 82년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있는 레코에 정착해 '피에타'를 제작했다. 기하학적 형태에서 출발한 그는 90년대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를 여행하면서 마야와 아즈텍 예술,큐비즘적 요소를 접하고 미국 서부의 그랜드 캐니언과 세쿼이아국립공원 같은 거대한 공간의 장엄함에 매료돼 캘리포니아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이번 전시에 나온 작품은 꽃과 식물들의 생명력을 건축물에 비유,직선과 곡선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추상조각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30일까지.(02)549-7574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