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랬던 휴대폰이 이렇게 변했습니다.'


20여년 전 휴대폰은 벽돌이었다.


그만큼 크고 무거웠다.


아마 요즘처럼 목에 걸고 다니다간 목디스크 걸리기 십상이다.


모양도 형편없었다.


군용 무전기처럼 투박하고 거칠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요즘 제품 같은 세련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요즘 아이들이 추억의 휴대폰을 본다면 아마 웃음을 참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2005년 오늘날의 휴대폰은 목걸이 액세서리처럼 작고 가벼워졌다.


두께가 1.5cm도 안 되는 제품이 대부분이고 무게가 100g이 채 안 되는 제품도 비일비재하다.


조그마한 휴대폰에는 카메라,캠코더,MP3플레이어가 장착됐다.


심지어 파일보기 사진보기 일정관리 등 PC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



◆1세대 아날로그 휴대폰의 등장


휴대폰이라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존재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83년.미국에서 모토로라가 하얀 색의 '다이나택'을 내놓은 게 원조다.


이 제품은 무게 1.3㎏에 크기 127×228×45mm로 벽돌만한 크기였다.


가방에도 넣기 힘들었다.


하지만 가격은 4000달러(500만원 상당)에 달하는 고가였다.


극소수층의 전유물로 부의 상징이었다.


이 제품은 국내에 88년 240만원에 '다이나택 8000'이란 모델명으로 국내에도 도입됐다.


국내 생산업체가 없는 상황에서 초창기 국내시장은 모토로라와 노키아,파나소닉 등 외제가 휩쓸었다.


이런 현상은 93년 삼성전자가 'SH-700'을 내놓으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삼성은 국내 시장 점유율 15%를 차지, 빠르게 자립기반을 갖췄다.


이듬해인 94년 8월에는 자체브랜드인 '애니콜'을 만들었고 10월 '애니콜'브랜드를 새긴 첫 휴대폰인 'SH-770'을 출시했다.



◆2세대,소형화 경량화 경쟁


휴대폰이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들어간 것은 디지털 방식인 2세대 CDMA방식이 상용화된 96년부터다.


96년초 삼성전자가 'SCH-100'을,LG전자가 'LDP-200'을 출시하면서 'CDMA'시대가 열리게 된 것.국산제품의 추격이 본격화되자 모토로라도 '스타택'으로 수성에 나섰다.


이때부터 좀더 작고 가볍게 만드려는 휴대폰 제조사들의 경쟁은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LG전자가 최초로 조그다이얼기능을 채택한 'SP-1000'제품을 내놨고 삼성전자는 99년 손목시계 형태의 디자인을 채용한 워치폰이란 이름의 'SPH-WP1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무게가 50g에 불과해 2000년 기네스북에 세계 최소형 휴대폰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삼성은 같은 해 'SCH-800'을 내놓으며 '폴더형'제품 시대를 열었고 최초의 MP3폰인 'SCH-M210'도 선보였다.


99년에는 초소형 TV수신기를 내장한 'TV폰(SCH-M220)'을 내놔 컨버전스 트렌드를 주도했다.


◆3세대 다기능화 경쟁


2000년대 들면서 휴대폰이 음성 외에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대가 되면서 휴대폰의 진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단순 통화기능에서 모든 IT기기들의 허브로 휴대폰이 한 단계 도약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폴더 외부에 원형의 LCD 패널을 추가,기존 폴더형의 단점을 극복한 듀얼폴더형 휴대폰 'SCH-A2000'을 내놨다.


또 2000년부터 휴대폰에 디지털카메라 기능을 내장한 'SCH-V200'을 내놓으며 카메라폰 시대도 열었다.


LG전자는 액정을 다양한 컬러로 장식하는 컬러휴대폰인 LG전자 '싸이언 컬러 폴더'를 이 시기에 선보였다.


2002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카메라를 내부에 장착한 초고속 무선데이터용 CDMA2000 1x EV-DO 컬러휴대폰인 'SCH-X590'과 'LG-KH5000'을 각각 내놓으며 새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2003년에는 CDMA방식의 동화상 통화휴대폰인 'SCH-V330'을 개발했다.


팬택계열은 같은해 세계 최초로 CMOS방식 130만화소 카메라폰 'PG-S5000'을 출시,메가픽셀 카메라폰 시대를 열었다.


팬택계열은 이어 지난해 8월엔 인체공학 기술융합 휴대폰인 세계최초 GSM방식 지문인식 메가픽셀 카메라폰을 출시,생체인식폰 시장을 개척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 500만화소폰을 내놨고 올 들어선 삼성이 700만화소폰을 공개하는 등 이미 화소수에선 디지털카메라와 차이가 없어졌다.


삼성은 광학3배줌에 각종 수동촬영기능을 갖춘 500만화소폰도 선보였다.


디지털카메라와 휴대폰의 차별점이 사라진 것이다.


◆진화는 어디까지


최근 휴대폰은 게임폰과 DMB폰을 중심으로 발전을 거듭하는 추세다.


이와 함께 다른 디지털기기와의 근거리 무선통신기능인 블루투스 기능을 장착한 제품도 늘어날 전망이다.


이와 관련,삼성전자 이기태 사장은 "앞으로 휴대폰은 저장기능과 멀티미디어 기능이 점차 강화되면서 휴대용 IT기기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