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 아내를 외국에 보내고 홀로 지내는 이른바 '기러기 아빠'들은 불규칙한 식사와 잦은 외식으로 과민성대장증후군 위장병 등을 많이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준환 서울 혜민병원 진료부장은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이 병원 소화기내과를 찾은 기러기아빠 8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2%(45명)가 각종 소화기계 질환을 갖고 있었다고 19일 밝혔다. 환자 45명의 주요 증상 중 과민성대장증후군이 45%로 가장 많았으며 위·십이지장궤양(22%) 기능성소화장애(18%) 알코올성 지방간(15%) 순이었다. 특히 상당수 환자는 주 증상 외에 한두 가지 소화기계 증상을 더 갖고 있었고 고혈압 우울증 알코올의존증 비만 등의 성향을 보였다. 조 부장은 "기러기 아빠들은 소화장애도 문제지만 입맛에 맞는 메뉴만을 찾는 습성 때문에 영양결핍증도 많이 발견된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