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현숙 < 잡링크 대표이사 · hhan@joblink.co.kr> 얼마 전까지 훌륭한 CEO들을 흔히 명장(名將)에 비유해 지장 용장 덕장으로 운운했다. 요즘도 이 같은 표현이 타당할까. 가끔 우리는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한 기술을 개발해내고 기업가치를 수천 배로 늘리는가 하면 직원들에 대한 사랑의 실천을 경영철학으로 내세우고 성공 요인으로 보는 '의' 경영 등 여러 형태의 경영자를 본다. 기업 자원의 극대화와 빈틈 없는 기업의 모든 프로세스 관리를 통한 기업경영,급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내일을 위기로 생각하고 대비해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이 현대 CEO의 역할이다. 다시 말하면 선견지명과 지(智) 용(勇) 덕(德)을 모두 갖춘,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귀감이 되는 '종합예술의 지휘자'가 디지털 시대의 CEO가 갖춰야 하는 자질이라고 말하고 있다. 참 대단하다. 거의 초인간적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인간이란 완벽할 수 없고,CEO 역시 인간이다. 기업을 움직이는 것도 사람이기에 CEO 혼자 뛰며 일궈낼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무리 탁월한 CEO라도 홀로 천리마를 타고 어디까지 갈 수 있단 말인가. 경영자의 업무 중 가장 우선적인 일이 인사여야 한다. 주변에 많은 CEO에게 경영상 가장 어려운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사람'이라고 대답한다. 경영자들은 인재경영을 경쟁력의 자원으로 믿고 좋은 인재 확보에 끊임없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인사 관리만 잘 돼도 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기틀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정관정요에 보면 당 태종이 우복야 봉덕이(封德彛)에게 어질고 재능 있는 사람을 추천하라고 했으나 아무리 찾아도 인재가 없다고 보고하자 "영명한 군주는 사람을 임용하는 것을 그릇을 쓰듯이 그 장점을 쓰고,모두 그 시대에서 선발했다…"고 태종이 대답하였다. 아마도 신하는 지금에 비유한다면 최고 명문대학 졸업생들 중에서만 인재를 찾았던 것 같다. 모양과 질 및 크기가 각기 다른 그릇들은 모두 그 목적을 달리하고 있다. 이러한 이치는 인재 등용의 핵심이다. 기업의 업무 역시 모양과 질,크기가 모두 다르다. 현명한 CEO는 인재 기용에 있어 각기 그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볼 수 있는 인재 발굴의 안목으로 그릇에 따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의 재능을 끌어내야 한다. 성공한 CEO들보다 요즘 같은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 무한 노력하는 모든 CEO에게 인사만사의 지혜로 성공하기를 기원하며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