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선거조작 가담설로 혼란을 겪고 있는 필리핀에서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계엄령이 선포될 것이란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7일부터 마닐라를 중심으로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퍼져 나가고 있는 이 소문은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 대통령이 반대파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오는 21일이나 그 이전에 계엄령을 선포할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다. 21일은 아로요 대통령의 선거조작 가담 의혹을 부추긴 도청 테이프의 진위 등에 대한 의회 청문회가 시작되는 날이다. 이에 대해 필리핀 대통령실은 계엄령을 선포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공식발표하는 등 소문의 확산차단에 나서고 있다. 아로요 대통령 대변인인 이그나시오 분예는 18일 계엄령 선포설은 아로요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한 반대파들의 얄팍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계엄령이 선포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분예 대변인은 반대파들이 국민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하고 있다면서 계엄령 선포설도 궁지에 몰린 반대파들이 국민을 선동하기 위해 퍼뜨리고 있는 허위정보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아로요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결과 조작 의혹과 가족들의 비리 의혹을 제기되면서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에 직면하는 등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으며 의회로부터도 대선 결과 조작 의혹에 대해 직접 해명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마닐라 AP=연합뉴스) k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