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다니는 종합병원'이라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왜 서울구치소 내 병사(病舍)가 아닌, 일반 사동에 수감됐을까. 입국 당시 의료진과 함께 들어온 뒤 검찰에서도 자주 어지럼증을 호소해 건강 악화가 우려됐던 김씨는 15일 저녁 구속영장이 집행될 때도 부축이 필요할 만큼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씨 귀국 전 베트남에서 건강체크를 한 아주대병원 소의영 박사는 "협심증이 심한 상태로 정밀한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몇년째 제대로 검사를 받지 못했다"며 "이른 시간내 입원해 심장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씨는 과거 위암ㆍ뇌혈종ㆍ대장종양 등의 수술을 받았고 관상동맥중 2개의 혈관에 심한 협착이 있는 허혈성 심질환으로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받았다는 게 측근들의 얘기다. 김씨는 1993년 서울대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1998년에는 뇌에 피가 고이는 뇌경막하혈종으로 수술을 받았고 200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병원에서 심장수술을, 이후 장폐색 수술 및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법무부 교정국에서도 김씨가 수감생활 중 지병관리를 할 수 있도록 서울구치소 병사에 독거실을 마련하며 `만일의 경우'에 대비했지만 정작 서울구치소에 들어와 의료검진을 받은 김씨는 일반 사동 독방에 수감됐다. 이처럼 `만반의 준비'가 갖춰진 상황에서 김씨가 일반 사동에 가게 된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우선 김씨 본인이 "구치소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 5년8개월 간 이어온 도피생활을 끝내게 돼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는 의사를 피력했기 때문에 구치소에서도 병세가 위급하지 않은 김씨를 병사에 보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으로는 입국시 온 국민의 관심과 비난을 한 몸에 받아 긴장한 나머지 심신이 많이 지쳐 있었지만 귀국후 점차 심리적 안정을 찾으면서 건강도 상당히 회복됐으리라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병사에 수감될 만큼 건강이 나쁘지는 않은 김씨가 카메라 앞에서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고 주변에서는 `건강악화설'을 흘리면서 동정여론을 조성해 구속집행정지나 사면으로까지 이어가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도 만만치 않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는 다른 피의자들과 똑같이 구치소 호송버스를 타고 매일 오전 10시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은 뒤 오후 8시께 호송버스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건강상태나 검찰 직원근무 등을 고려해 일요일은 조사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상희 기자 lilygardene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