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마이다스 손' 마이클 베이가 제작 혹은 감독한 영화가 잇따라 국내 극장가에서 선보인다. 마이클 베이는 '나쁜 녀석들'의 1,2편과 '더 락', '아마겟돈', '진주만' 등을 잇따라 흥행에 성공시키며 가장 확실한 흥행 메이커 중 한 명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CF 감독 출신으로 20대 중반에 이미 칸 광고제를 휩쓸며 이름을 날린 마이클 베이는 비교적 이른 나이인 서른살에 영화 감독에 데뷔했다. 그의 영화적 특징은 화려한 영상과 빠른 편집, 그리고 긴장감 있는 전개다. 이 덕분에 그가 만든 영화는 제작비의 수배에 달하는 흥행 수익을 올리며 제작자들을 즐겁게 해줬다. 공포물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The Texas Chainsaw Massacre)과 '아미티빌 호러'(The Amityville Horror), SF 블록버스터 '아일랜드'가 6-7월 중 잇따라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각각 16일과 다음달 1일 개봉하는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과 '아미티빌 호러'는 2001년 자신의 연출작 '진주만'에 프로듀서로도 참여한 뒤 처음으로 감독이 아닌 제작자로 변신해 만든 작품들이다. 이들 두 영화는 모두 유명한 호러물의 리메이크작이며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텍사스 전기톱…'은 1974년작 공포영화의 고전인 동명영화를 다시 만든 영화다. 원작의 숭배자였던 마이클 베이는 자신의 제작사 '플래티넘 듄스'(Platinum Dunes)를 설립해 창립작으로 리메이크판을 만들었다. 직접 감독을 맡지는 않았지만 마이클 베이는 영화에 자신의 색깔을 충분히 녹여 놓았다. 우선 원작의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해 당시의 촬영감독 대니얼 펄을 다시 기용했고 자신이 그랬듯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이름을 날리던 마커스 니스펠 감독을 영입했다. 결국 영화는 원작의 리얼리티를 살리면서 새로운 감성의 젊은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2003년 개봉 당시에는 제작비의 10배에 가까운 흥행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영화는 외딴 시골에 발이 묶이게 된 한 무리의 젊은이들이 전기톱을 든 연쇄살인범에게 쫓기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텍사스 전기톱…'이 1973년에 있었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미티빌 호러' 역시 1974년 실제 미국 롱아일랜드 지역 한 저택에서 일어났던 실화가 기본 설정이다. 악령의 목소리에 사주를 받았다며 아들이 가족 모두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고, 그로부터 1년 뒤 이 집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오면서 섬뜩한 일들이 이어진다. 이 영화의 감독 역시 CF 출신인 앤드루 더글러스, '텍사스 전기톱…'의 시나리오 작가 스콧 코사가 다시 각색을 맡았다. 제작진은 CG나 특수효과보다는 인물의 심리에 포인트를 맞췄고 코미디 배우 출신인 라이언 레이놀즈를 캐스팅하는 모험을 건 끝에 미국 개봉 첫주에만 2천330만 달러(약 230억원)를 벌어들이는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다. 7월22일 전세계에서 동시개봉하는 '아일랜드'(The Island)는 마이클 베이가 직접 메가폰을 잡은 영화로는 4년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자신이 살고 있던 곳과 지구에서 오염되지 않은 유일한 희망의 땅 아일랜드가 모두 허상이었음을 깨달은 복제인간 '링컨'(이완 맥그리거)과 '조단'(스칼렛 요한슨)이 자신들을 만든 창조자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는 SF 액션물로 1억달러(약 1천억원) 이상이 투입된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다. 아직 후반작업이 진행 중인 이 영화는 티저 예고편만으로도 이미 많은 영화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감독 특유의 거침없는 폭파장면과 웅장한 화면이 담겨 있는 데다 SF물 특유의 디스토피아적인 미래 세계 묘사도 들어있어서 올 여름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로 분류되는 것은 당연한 일. 고속도로 추격신이 볼만하다는 게 영화가 완성도 되기 전에 제작진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소문이다. '100년에 한 번 숨막히는 거대한 SF 액션이 온다'는 게 영화의 포스터 카피다.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