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만년 제자리에 머물러 소위 '채권형 주식'으로 불리는 한국전력 KT&G 등의 최근 강세는 증시 자금의 질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지적됐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16일 "한국전력과 KT&G는 대표적인 경기방어주로 강세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조하고 약세 또는 틈새장에서 일시 대안으로 부상하는 종목이었지만 최근 이 같은 통념이 깨지고 있다"며 "중장기 투자를 원칙으로 하는 안정지향형의 성격을 지닌 자금이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종합주가지수가 저점을 친 작년 8월 초부터 이날까지 68% 이상 급등,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39%)보다 29%포인트 초과 상승했다. KT&G는 작년 8월 초 이후 지수와 비슷하게 올랐지만,올해 들어 31% 이상 급등한 상태다. 오 연구위원은 "대표적인 방어주인 두 종목이 강세장에서 지수보다 초과 상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단기 등락에 개의치 않는 양질의 자금이 채권을 사듯 주식을 매수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두 회사 모두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어 채권 못지않게 원금을 보존할 공산이 높고,주기적으로 배당도 주어져 채권투자시 쿠폰이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 연구위원은 "이 같은 방어주의 주가 재평가는 국내 증시를 질적으로 개선시키면서 중장기적인 도약을 이끄는 기반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