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쇼크'(원·달러 환율 하락)로 인해 지난 1분기(1~3월)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이 급속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은행이 1537개 상장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제조업체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9.1%로 작년 동기(13.7%)에 비해 4.6%포인트 떨어졌다. 제품 1000원어치를 팔아 작년 1분기 137원을 남겼으나 올 1분기에는 91원밖에 벌지 못한 셈이다. 이 가운데 수출 제조업체의 경상이익률은 작년 1분기 15.2%에서 올 1분기 7.0%로 절반 미만으로 떨어졌다. 반면 내수 제조업체들은 경상이익률이 같은 기간 11.6%에서 12.0%로 오히려 상승했다. 경상이익률에서 금융비용,환율 변동 등 영업 외 요인을 뺀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수출업체는 13.3%에서 6.1%로 급락했지만 내수업체는 10.3%에서 10.4%로 소폭 올랐다. 제조업체들이 대체로 고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늘었지만 수출기업들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채산성 악화까지 겹쳐 수익성이 급속히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1분기 원·달러 환율은 평균 1022원50전으로 작년 1분기(1171원90전)보다 150원가량 급락했다. 이에 따라 물건을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업체(경상이익 적자업체)도 작년 1분기 조사 대상 기업의 21.3%에서 올 1분기엔 27.2%로 늘었다. 업종별로는 수출을 주도해 온 기계·전기전자의 타격이 컸다. 환율 하락과 함께 해외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반도체 LCD 등의 수출가격이 떨어져 경상이익률이 작년 1분기 19.0%에서 올 1분기 7.3%로 급락했다. 반면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 금속제품 등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환율 하락으로 상쇄,수익성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외형 신장세를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은 전체 제조업체가 작년 1분기 17.3%에서 올 1분기 4.9%로 떨어졌다. 특히 수출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은 같은 기간 22.6%에서 1.9%로 급락,내수기업보다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기업들의 투자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유형자산 증가율은 0.9%로 작년 1분기(0.5%)보다 다소 높아졌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