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이 사고력과 창의력을 요하는 시험을 치르게 되면 단답식 객관식 문제풀이 수업에 치중한 교사들도 수업방식을 바꿀 수밖에 없습니다. 이럴 경우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받는 수업의 질도 높아지게 됩니다." 오는 2학기부터 서울지역 초등학생이 치르게 될 서술·논술형 예시문항을 발표한 오시형 출제위원단 대표(미성초등학교 교감)는 '파격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시험 문제를 개발한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지난 9일 서울시 교육청은 '정사각형이 직사각형이라고 생각하나.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밝히고 직사각형과 정사각형의 차이를 설명하라'(3학년 수학) 와 같이 배운 내용을 글로 풀어쓰는 형태의 시험문제 1400개가 담긴 초등학교 3∼6학년 학업성취도평가 예시문항집을 발표했다. 일선 학교 교사들은 시 교육청의 예시문제를 변형,재구성해 시험문제를 출제하게 된다. 오 대표는 "객관식이나 단답식은 배운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해도 어느 정도의 감만 있으면 풀 수 있는 데다 아이들의 사고도 경직시킬 수 있어 아예 고려하지 않았다"며 "배운 내용을 숙제가 아닌 시험의 형태로 글로 풀어쓰게 하면 학업성취도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평가의 공정성'을 둘러싼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도 제기했다. 그는 "초등학교의 성적은 상급학교의 입시 전형자료로 쓰일 일도 없고 대개 3~4단계 정도로 성취 단계만 알려 주게 돼 있어 중학교나 고등학교보다 이상적인 형태의 평가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