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아 출신인 우창제(46.미국명 로버트 오그번)주 호치민 총영사관 공보관이 다음달 이임하는 모린 코멕(여) 주한 미 대사관 공보관(대변인) 후임으로 오는 8월 한국에 부임한다. 미 대사관 관계자는 8일 "7월 9일 귀국하는 코맥 대변인의 후임으로 오그번 공보관이 8월말 부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그번 공보관은 지난 88년 한국 근무를 자원, 처음 한국에 왔으며 91년 4월 대구 미 문화원장으로 부임해 93년 7월까지 근무하면서 대구 미 문화원 방화 등 잇단 시국사건으로 다소 불편했던 양국 정부와 민간인간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는 한국 근무 당시 홀트 아동복지회 등을 통해 친부모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단양 우(禹)씨 종친 제사에 참석하고 대구 대성 보육원 원생들을 10여년간 지원하는 등 한국과 한국인들과의 관계 증진에도 노력했다. 오그번 공보관은 한국 근무 시절인 지난 92년 자전 소설 '멍게'(원제 Baltimore Gnostics. Sea squirt)에 이어 지난 93년에는 '두 분의 어머님께 이 책을 드린다'는 헌사가 담긴 수필집 '어머니 나라에서 만난 시간들-로버트 오그번 에세이 혹은 우창제 이야기'도 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이미 소설 '독약으로 생긴 일'을 출간, 소년 작가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고교 시절 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지난 82년 '한국의 인권상황과 교회가 국가에 미치는 영향'이란 졸업 논문으로 메릴랜드대 국제관계학과에 졸업했고 지난 85년 조지 워싱턴대 대학원에서 '카터 행정부의 미군철수'를 주제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학부와 대학원 모두 평균 성적이 A+였다. 1985년 프리랜스 편집인 겸 작가로 활동한 그는 지난 86년 스튜어트 제임스 투자은행의 증권 중개사로 근무하기도 했으며 지난 87년 100대 1의 경쟁을 뚫고 외교관 시험에 합격했다. 지난 92년 사이테이션출판회사가 선정한 '떠오르는 젊은 미국인'에 뽑히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 입양아 출신임을 밝히는 것은 물론 "넉넉치 않은 환경에서 자랐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보다는 나았다"거나 "서울 북쪽의 작은 마을에서 예수님과 같은 날(성탄절) 탄생했다"는 등의 익살을 보여주는 등 낙관적인 성격에 유머도 풍부한 편이다. 오그번 공보관은 한국 근무 당시인 90년대 중반 "수십년내 한국계 미국 대통령이 나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한 뒤 '자신을 지칭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다"라고 부인,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그는 지난 88년 결혼한 베트남계 미국인 아내 황투항과 사이에 두 자녀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홍덕화 기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