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가 지난 주말 10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제약주에 '올인'한 미국계 투자 펀드인 바우포스트(Baupost Group)의 투자 수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 바우포스트가 증권감독원에 보유 지분 변동을 신고한 데 따르면 이 펀드는 지금까지 한국 제약주에 440억원을 투자해 190억원의 수익(평가익)을 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투자 기간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 수익률은 약 43%인 셈이다. 바우포스트의 투자 기간이 평균 1.7년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연평균 수익률은 25% 안팎이다. 바우포스트는 지난 2002년부터 제약주를 집중 매수하기 시작해 현대약품 삼아약품 삼일제약 환인제약 경동제약 한국포리올 일성신약 등 7개 제약사의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처럼 만만찮은 수익률을 올린 배경은 주가 등락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사들이는 '적립식' 투자 방식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사실 바우포스트가 처음 제약주를 사들이며 5% 주주로 등장하기 시작한 2002년의 경우 제약업종 지수는 한 해 동안 40%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바우포스트도 첫 해에는 대규모 손실을 냈다. 하지만 이후 3년간 보유 지분을 한 번도 팔지 않고 계속 사들이며 매입 단가를 낮춰 연 25%라는 높은 투자 수익을 거둔 것이다. 한 제약업종 애널리스트는 "고령화사회 진전에 따라 의약품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꾸준히 매수에 나선 게 고수익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바우포스트 그룹은 1997년 설립된 투자 펀드로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운용자산은 3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업종 중 저평가돼 있고 배당 성향이 높은 종목을 골라 2년 이상 보유하는 장기 투자자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