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묘약'은 유럽의 전설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나오는 신비한 약이다. 하루라도 못 만나면 병이 나고 사흘간 못 만나면 죽는다는. 도니제티의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서 주인공이 목숨값으로 산 약은 싸구려 포도주였지만 남자의 정성에 감동한 여인이 사랑을 받아들임으로써 진짜 묘약이 된다. 묘약이란 이렇게 먼 곳이 아닌 가까운 곳에 있는 모양이다. 다이어트를 위한 온갖 수단이 강구되는 가운데 실은 웃음이야말로 '살 빼는 묘약'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미국 테네시주 밴더빌트대에서 실험했더니 하루 10∼15분만 웃어도 연간 2kg은 줄일 수 있다고 나타났다는 것이다. 말이 쉬워 2kg이지 굶지도 않고 돈도 힘도 안들이고 그만큼 뺄 수 있다면 묘약이 아닐 수 없다. 웃음의 운동효과에 대한 보고는 전에도 나왔다. 한번 웃으면 에어로빅 5분, 10초 동안 배꼽 잡고 웃으면 보트의 노를 3분간 세게 젓는 것과 같다거나 인체 근육 650개 중 231개를 움직이게 된다는 것 등이 그것이다. 웃음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보고는 이밖에도 수두룩하다. 횡경막을 이용한 복식호흡으로 심장 뇌 신경 등 인체 내 거의 모든 기관이 활성화된다(미국 스탠퍼드 의대 윌리엄 프라이 교수), 병균을 막는 인터페론 감마의 분비를 증가시켜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준다, 통증을 진정시키는 엔돌핀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암을 일으키는 종양세포를 공격하는 킬러세포가 늘어난다 등. 굳이 해외의 발표를 들먹일 것도 없다. 온몸을 뒤흔들며 깔깔거리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고 몸도 가뿐해진다. 머리가 맑아지면서 어지간한 일은 "까짓것"하며 무시하거나 다시금 도전해볼 용기도 생긴다. 실제 장수한 이들의 만년 사진을 보면 거의 한결같이 얼굴에 천진난만한 웃음을 띠고 있다. 웃음이야말로 살빼는 묘약일 뿐만 아니라 불로장생의 묘약이기도 하다는 얘기다. 어린 아이들은 하루 400번 웃는데 어른이 되면 6번 정도로 줄어든다고 한다. 자주 웃자면 즐거운 장면을 연상하고, 아이들과 어울리고, 환경을 밝게 꾸미고, 긍정적인 사고를 하라고 한다. '일소일소 일로일로(一笑一少 一怒一老)''소문 만복래(笑門 萬福來)'도 기억할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