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1:14
수정2006.04.03 01:18
이혁병 < 캡스 대표이사 hblee@tycoint.com >
필자는 지난해 말부터 우리 회사가 속한 다국적 기업인 타이코그룹의 다양성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양성(Diversity)은 최근 경영에 도입된 개념으로 투명한 기업지배구조와 더불어 글로벌 기업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다.
다양성이란 기업의 인적 구성이나 협력업체 등이 시장과 소비자들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도록 다변화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본사 경영진이 백인 남성 위주라면 여성,흑인,아시아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처럼 다양성의 추구는 과거처럼 소수 민족,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인도적 차원이 아니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 전략이 되고 있다.
삼성 등 국내 유수 기업들이 최근 외국인 간부를 적극 유치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인적 구성에서 지역성 등 고려해야 할 여러 요소가 있으나 핵심은 아무래도 여성일 것이다.
얼마 전 신문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60개국 중 29위를 차지했으나 성·인종 차별에서는 54위로 최하위권에 머물렀다고 한다.
아직도 여성문제 등 다양성에서는 보수적이다.
올초 우리 회사가 실시한 공채에 여성이 지원자의 70%를 넘었고,최종 입사자의 60%를 차지했다.
특히 야근과 체력 소모가 많아 금녀의 분야로 여기는 경호,관제,영업 등에도 여성 인력을 적극 배치했다.
과거에 비해 여성의 사회 진출 의지가 확고하고 적극적이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몇 달이 지난 지금 꼼꼼함과 부드러움,뛰어난 어학 실력을 내세운 여성들로 인해 보안 기업의 딱딱한 문화가 창의적이고 유연하게 변해가고 있다.
기업의 다양성은 곧 경쟁력이다.
맥킨지의 분석에 따르면 여성 관리직의 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주주 총 수익률이 27.6%로 100대 기업 평균인 23.1%보다 높다고 한다.
여성 인력을 활용할 경우 감성적인 다양한 시각을 반영할 수 있어 기업의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할 수 있다.
여성 인력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전 직원 중 여성 구성비 목표를 정해 경영 지표로 삼고 최고경영자가 기업의 다양성을 추진해야 한다.
간부 진급자의 일정 비율을 여성으로 하는 규정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성 인력 활용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가계 지출의 80%를 담당하는 가장 큰 고객인 여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고서는 기업의 성공도 보장할 수 없다.
여성 인재를 적극 발굴해 다양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