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요,컨설턴트들이 사업에 대해 얼마나 조언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사업 경험도 없을 텐데…." 자영업자 종합지원대책이 발표된 1일 서울 동대문 먹자 골목에서 10년째 식당을 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는 "대책이 나온다고 해서 기대를 했었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그는 "능력 있는 컨설턴트들이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노하우를 안다면 직접 하지 뭐하러 상담을 하겠느냐고 했다. 정부가 5개월여에 걸쳐 자영업 종합대책을 만들어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컨설턴트의 실효성과 함께 일부 업종에 대한 자격증제 도입도 현실과 거리가 있다는 게 업자들의 반응이다. 제과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많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본사로부터 교육을 받는 것은 물론 빵도 반제품으로 받고 있다"며 자격증의 필요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자격증 제도는 그렇지 않아도 일부 교재업체나 학원들이 허위,과장 광고를 해 피해를 본 수험생의 민원이 잦은 실정이다. 이에 따라 주무 관청인 산업인력공단은 올초 자격증 진흥 부서를 별도로 만들기도 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산업인력공단측은 "신문 기사를 보고서야 내용을 알았다"고 밝혀 자격증 제도의 효과에 대해 충분한 사전 검토가 없었음을 드러냈다. 동대문 남대문 시장 육성 대목도 '재탕'이란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글로벌 시장으로 육성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를 갖출 수 있도록 디자인 지원센터,외국인 안내소,환전 서비스 등을 지원하겠다는 게 대책의 주요 내용.하지만 동대문 시장에는 이미 무역협회가 외국인 구매 안내소를,산자부가 패션디자인센터를 운영 중이다. 자금을 추가 지원하겠다는 것인지,아니면 남대문 시장이나 다른 상권에 별도로 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인지 한 상인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영세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은 여러 차례 나왔다. 하지만 취지만큼 효과를 거뒀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세계화 구호를 남발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됩니다.한 달 정도만 시장 상인들을 만나 보면 정작 필요한 게 뭔지 알 수 있을텐데 참 아쉽네요"라는 상인의 말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