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수요 10兆 … '판교특수' 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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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판교 대첩'을 앞두고 사전 교두보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
판교신도시 건설사업에 택지 구입자금,입주자 중도금 등 총 10조원이 넘는 대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이다.
31일 금융계에 따르면 6월 중순으로 예정된 판교신도시 아파트 건설업체 최종 선정을 앞두고 국민 우리 신한 등 시중은행들은 최근 건설회사를 상대로 택지 구입자금 대출 마케팅에 들어갔다.
은행들은 특히 택지를 낙찰받을 가능성이 높은 대형 건설업체에 대해서는 융자비율,금리 등에서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아파트 건설사업에 대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는 통상 연 6~7%대를 유지해왔지만 판교 지역에서는 은행들이 연 4.3~4.5%의 금리를 내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4.5%의 대출 이자에 신용보증료 0.33%를 내고 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0.5%포인트에 불과하다"고 털어놨다.
은행들이 이처럼 택지 구입자금 대출을 따내기 위해 출혈경쟁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대출 규모가 워낙 커 자산 운용에 숨통을 틀 수 있는 데다 일단 성사만 되면 추가 대출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판교신도시의 경우 시행사들이 매입하는 땅값(상업용지 포함)만 8조원에 이른다.
시행사들은 대부분 매입 자금의 90% 이상을 은행에서 빌린다.
여기에 건설사의 사업자금,분양 후 입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중도금대출 수요(2조~3조원) 등을 감안하면 전체 대출 규모는 10조원을 웃돌 것으로 금융계는 추산하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시행사와 PF 대출 계약을 맺으면 중도금 및 잔금 대출 시장은 보너스로 따라오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판교신도시는 로또복권에 비유될 정도로 관심이 많은 만큼 미분양 사태 등으로 인해 대출이 부실화되는 상황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자산 운용에 애를 먹고 있는 은행들로서는 더없이 좋은 대출시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파트 건설사업에 대한 은행의 PF 대출은 입주자들의 잔금 지급 시기와 맞물려 보통 3년 만에 회수된다.
아파트를 담보로 한 중도금 및 잔금 대출도 부실 위험이 거의 없다.
이와 관련,우리은행 관계자는 "아직 시행사가 선정되지 않았음에도 은행들이 잠재 시행사를 접촉하면서 마케팅에 나설 정도로 판교 대출시장은 올해 은행전쟁의 최대 승부처"라고 설명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