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의 실패는 없다." 지난 3월 25일 한국 축구대표팀은 '열사(熱沙)의 땅'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패배의 쓴맛을 입안 가득 남긴 채 쓸쓸하게 귀국길에 올랐었다. 2개월후. 대표팀에는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정길에 오르지 못했던 든든한 공격수 3명이 자신감이라는 '실탄'을 가득 싣고 최종예선 2번째 원정길에 승선했다. 주인공은 '백전노장' 안정환(요코하마)과 '천재 골잡이' 박주영(FC 서울), '노력형 골잡이' 김진용(울산). 이들 3명이 최전방에서 본프레레호를 이끌 때 최후방에서는 김한윤(부천)과 곽희주(수원)가 새내기 '소방수'로 합류해 수비불안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태세다. 특히 물이 제대로 오른 '태극듀오' 박지성-이영표(에인트호벤)는 일찌감치 우즈베키스탄에 도착해 본프레레호 전사들을 기다리고 있다. 든든한 '천군만마'들과 함께 한 한국 축구대표팀은 2006독일월드컵 본선진출권 획득의 분수령이 될 우즈베키스탄(6월 3일) 및 쿠웨이트(6월 9일)전을 치르기 위해 31일 오후 5시 20분 아시아나항공 OZ573편을 통해 전장으로 향한다. '지옥원정'으로 일컫는 이번 2연전은 본프레레호가 최종예선들어 두 번째로 치르는 원정경기인 만큼 태극전사들의 심적 부담은 적지 않다. 이미 본프레레호는 지난 3월 25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른 최종예선 첫 원정에서 가혹한 기후환경과 홈관중의 텃세를 이겨내지 못한 채 패배의 쓴잔을 마신 바 있다. 이 때문에 두 번째 원정만큼은 실패하지 않겠다는 게 본프레레 감독은 물론 태극전사들의 각오다. 본프레레 감독은 지난 30일 파주NFC에서의 마지막 훈련을 마칠 무렵 선수들의 안이해진 정신력에 다시 한번 철퇴를 들기 위해 '연장훈련'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파이팅을 독려했다. 지난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에서도 선수들의 무기력한 정신력을 따끔히 지적했던 본프레레 감독으로선 두 번 다시 '원정참패'의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보여준 것. 우즈베키스탄과 쿠웨이트로 이어지는 '지구 반바퀴'의 긴 여정과 기온차,시차로 인해 올 수 있는 신체적 피로감을 정신력으로 극복하고 이번 원정에서 6회 연속 월드컵 본선진출의 금자탑을 이룬 채 귀국하겠다는 게 '태극전사'들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일단 본프레레 감독은 우선 우즈베키스탄전을 대비해 안정환(요코하마)을 원톱으로 박주영(서울)과 차두리(프랑크푸르트)를 좌우 윙포워드로 세운 뒤 중앙에 박지성과 유상철(울산)을 나란히 배치하고 '좌우날개'에 김동진(서울)과 이영표를 내겠다는 게 기본 전략. 3-4-3 전술의 바탕이 되는 스리백은 김한윤(부천)-유경렬(울산)-박동혁(전북)에게 돌아갈 것으로 전망되지만 김영철(성남),곽희주(수원),김진규(이와타)가 호시탐탐 자리를 노리고 있다. 김동진은 "모든 선수들의 꿈이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것"이라며 "모든 선수가 최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의 공격을 1차로 저지해 준다면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잇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상철 역시 "몸상태때문에 우즈베키스탄전에 나설지는 모르겠지만 단 10분이라도 뛰게 된다면 본선진출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