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동향이 심상치 않다. 어제 발표된 4월 산업생산활동 동향을 보면 기대했던 '회복'은커녕 각종 지표가 일제히 고개를 숙이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경상수지마저 2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경기종합선행지수 증가세가 4개월 만에 둔화돼 경기가 다시 하강곡선을 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짙어지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다. 물론 여러가지 지표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요인들도 없지는 않다. 경기회복의 최대 관건(關鍵)으로 여겨지는 도소매업생산과 건설수주 등 대표적인 내수지표들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말하자면 내수회복의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조금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불안요인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고,특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무산되면서 소비는 물론 생산활동까지도 위축되지 않을까 하는 심리적 불안까지 겹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4월 산업활동동향은 정부가 그간 내세웠던 경제 올인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음을 실증한 것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정부는 '점차 회복될 것'이란 낙관론에서 벗어나 실효성 있는 경기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한덕수 경제부총리가 어제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한 밀레니엄포럼에 참석해 "재정 금융 등 정부가 쓸 수 있는 거시정책 중 어느 것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정부 여당은 추경(追更)을 포함한 경기대책을 광범하게 강구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부는 부작용을 수반하는 단기대책은 배제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극히 당연한 방향이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게 한가하지는 않다. 어제 발표된 경제지표는 그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그나마 살아있는 경기회복의 불씨를 꺼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