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 '엔지니어링 마케팅'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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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품업체들 사이에 '엔지니어링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 '엔지니어링 마케팅'은 기술 개발과 영업,마케팅 인력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제품 개발에서 최종적인 판매에 이르기까지 최적의 성과를 거두기 위한 시스템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마케팅 인력과 연구개발(R&D) 인력 또는 영업 인력과 R&D 인력 간 교류를 통해 시장의 요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 특히 부품업체들의 경우 일반 소비자가 아닌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복잡한 제품의 특성을 차별화해 설명할 수 있는 영업 인력 키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신규 영업 인력 20명을 채용한 뒤 곧바로 사내 R&D 부서에 배치했다. 파견 기간은 약 1년6개월. 이 기간동안 영업 인력들은 R&D 부서에서 직접 제품을 개발하거나 제품의 특·장점에 대해 배운다. 이 회사가 이 같은 시스템을 시작한 이유는 카메라 모듈 등 갈수록 복잡해지는 부품의 특성을 이해해야 효율적인 영업활동이 가능하리라는 판단에서다.
LG이노텍은 지난해 8월부터 R&D와 영업,마케팅 인력 21명으로 구성한 '징기스칸'팀을 운영 중이다. 휴대폰의 핵심 부품인 진동모터 개발을 맡는 이 팀에는 R&D 인력 13명과 마케팅 담당 인력 8명이 배치됐다.
마케팅 담당이 고객(휴대폰 세트업체)이 원하는 제품 특성을 파악해 오면 R&D 인력이 이를 적극 반영한 제품을 개발,타 업체와 차별화한 제품을 개발하는게 이 팀의 구성목적. 징기스칸팀을 구성한 이후 이 회사의 진동모터 부문 매출은 지난해 450억원에서 올해 6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브라운관용 유리를 생산하는 삼성코닝도 제품 개발 과정에서 '엔지니어링 마케팅'을 활용해 성과를 거둔 케이스. 이 회사는 최근 TV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빅슬림 브라운관' 개발에 엔지니어링 마케팅을 도입했다. 지난해 7월 제품 개발팀 8명과 판매 담당 인력 3명,제조 담당 인력 3명 등 14명이 팀을 꾸려 6개월동안 협의한 결과 기존 제품보다 두께를 반 이상 줄인 빅슬림 브라운관용 유리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