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회의 타결되면 수입재개조건 협상 돌입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위한 한국과 미국간 3차 전문가회의가 다음주 열릴 예정이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의는 양국간 1∼2차 전문가회의에서 미국내의 광우병 예찰프로그램과 특정위험물질(SRM) 제거조치 등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된다고 의견을 모은 가운데 개최돼 미국산 쇠고기의 연내 수입재개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29일 농림부에 따르면 양국은 6월 6∼10일 미국 워싱턴에서 현지조사 등을 겸해 제3차 전문가회의를 연다. 우리측은 이번 회의에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을 대표로 한 전문가들을 파견해 미 농무부 관계자 등과 미국산 쇠고기 금수조치 해제 문제를 협의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우리측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사료의 교차오염 가능성 등에 대한 양측간 협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우리측은 현재 미국 현지에서 돼지와 닭 등에게 사용되고 있는 동물성 사료가 소에게 공급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고, 광우병 예찰프로그램 추가 강화와 개체식별 시스템의 조속한 도입 등을 미국측에 요구하고 있다. 양국은 올들어 개최된 2차례의 전문가회의에서 미 당국의 쇠고기 안전조치에 대해 상당히 이견을 좁힌 상태여서 3차 회의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3대 쇠고기 수출국인 한국과 일본, 멕시코중 한국을 제외한 두 나라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하거나 재개할 예정이어서 한국측도 마냥 버티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멕시코는 이미 지난해부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 상태이며 일본도 빠르면 9월부터 20개월령 이하의 미 쇠고기 수입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만도 지난 4월부터 30개월령 이하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상태다. 이번 3차 전문가회의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가 이뤄지면 수입재개조건을 결정하기 위한 양국간 고위급 협상이 시작된다. 고위급 협상에서는 우리나라가 수입을 허용하게 될 쇠고기의 월령(月齡) 기준이 주요 쟁점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측은 축산물 교역기준을 관장하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제시하고 있는 30개월령 이하의 쇠고기 수입허용을 주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측은 일본과 같은 20개월령을 허용기준으로 내놓고 협상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수입재개조건 협상이 끝나면 수입위생조건 개정 고시와 수입허용 도축장 지정 등의 과정을 거쳐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된다. 전문가회의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이뤄지고, 후속 조치가 빠르게 진행된다면 연내 수입재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양측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수입재개 시기는 해를 넘길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3년 12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 이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했다.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 2003년 당시 19만9천443t(통관기준)이 수입 돼 전체 쇠고기 수입량(29만3천653t)의 68%를 차지했었다. 농림부 박현출 축산국장은 "전문가회의에서 수입재개에 대한 원칙적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수입재개조건 협상, 수입위생조건 개정 등의 복잡한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수입재개 시기를 언제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현영복기자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