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집권 사회민주당(SPD)이 지방선거 참패 후 조기총선을 제안했지만 SPD가 총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없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독일의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26일 보도했다. 독일의 유력 여론조사기관인 포르사(FORSA)가 이번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이끄는 SPD는 28%의 지지율로 앙겔라 메르켈 당수가 이끄는 기독민주연합(CDU)의 49%보다 낮은 지지율을 보였다. 만약 신나치주의정당인 민주사회당이 의회진출에 실패한다면 중도 우파인 CDU는 48년만에 의회에서 절대 다수를 차지하게 된다. 포르사의 만프레드 귈너 소장은 "CDU는 지금 행복한 상태고 지금의 우세는 꺾이겠지만 (전세를 뒤집기에) 충분치는 않다"면서 "SPD는 이번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귈너 소장은 SPD가 최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완패한 원인을 잘못 이해함으로써 근본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즉 SPD가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것은 슈뢰더 총리의 경제개혁에 대한 반발이 아니라 SPD가 경제개혁을 놓고 자체 분열을 보임에 따라 SPD의 국정운영능력에 대한 사람들의 회의가 반영된 것이라는 게 귈너 소장의 견해다. 그는 "CDU가 옳은 선택이라는 믿음이 퍼진 것은 아니지만 SPD는 통치 능력이 없고 실용적 정책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라고 말했다. 귈너 소장은 또 이미 독일내 16개 주 중 11개를 통치하고 있는 CDU가 양원까지 접수할 경우 전후 독일에 있어 과도한 권력을 누리게 된다는 SPD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우파의 상징색이 검은색임을 가리키면서 "인구의 3분의 2와 SPD 지지자 중 43%가 '검은 공화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귈너 소장은 슈뢰더 총리가 대중들의 마음을 잘못 읽은 원인에 대해 "슈뢰더 총리에 대해 두 가지 알아야 할 점이 있다"면서 "하나는 그가 2002년 재선에 성공했을 때 자신의 인생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이며 (이전의 SPD 출신 총리였던) 빌리 브란트나 헬무트 슈미트보다 오래 집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두 번째는 슈뢰더 총리가 자신의 개혁이 필수적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zitro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