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용현.학익지구와 고잔동에 위치한 동양제철화학 한화 등 11개 공장이 인천을 떠날 예정이다. 인천시가 공장지대인 이 지역을 주거 상업용지로 용도를 변경하고 도시개발사업을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공장 이전 계획을 세우는 한편 공장터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기로 하는 등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수도권 규제로 대기업 공장 신·증설이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공장부지를 아파트나 상업지역으로 바꾸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공장 터에 아파트 등 들어서=인천시는 도시정비 차원에서 78만7000여평의 용현·학익지구에 들어선 동양제철화학 등 10개사 공장과 남동구 고잔동 72만평 부지의 한화 화약공장을 이전시키고 이 곳에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인천시는 이 일대를 주거 상업 공공용지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공장 토지소유자가 용도에 맞게 개발토록 했다. 현재 이 지역에는 동양제철화학 한화 SK(저유소) 대우일렉트로닉스 강원레미콘 한국농약 동일레나운 청구화학 동연산업 로디아실리카코리아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 11개사의 공장이 들어서 있다. 한화는 공장에 1만20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어 내년 9월 아파트를 분양할 계획이다. 동양제철화학은 이미 주력제품인 소다회 생산을 중단했으며 공장부지 개발 계획이 결정되면 공장을 이전할 예정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다른 기업들도 다른 지역이나 해외로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혜 시비 제기돼=인천시가 공장부지를 주거 상업용지 등으로 용도를 변경하고 공장 소유기업들에게 개발시행권까지 준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다. 인천시는 용현·학익지구의 경우 41.2%를 학교 도로 녹지로 확보할 예정이어서 특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아파트 주상복합 등을 분양할 경우 막대한 개발이익을 챙길 수 있어 특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의 경우 39만4000평(유수지 제외) 가운데 41.2%를 공공용지로 제공하더라도 아파트를 분양하면 2000여억원의 개발 차익을 보게 될 것이라는 게 현지 부동산업계의 얘기다. 더구나 이 회사는 소다회 생산과정에서 발생한 폐석회 347만t을 공장부지 내 유수지(10만6000평)에 매립할 예정이어서 환경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동양제철화학측은 "대체부지 확보와 폐석회 처리 비용으로 1200억원이 소요돼 개발차익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한화측도 "아파트를 짓더라도 대체 부지 확보와 이전 비용을 감안하면 개발이익은 150억∼2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인천지역 경제단체들은 "11개 공장이 이전하면 한화 공장 500여명 등 총 5000여명의 종업원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들이 수도권에 공장을 짓지 못해 아우성인데 기존 공장부지를 아파트용지나 상업지역으로 바꾸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