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담도 의혹 '제2의 오일게이트' 비화 조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국도로공사의 행담도 개발사업 의혹을 조사 중인 감사원은 대통령 자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인 문정인씨(54)를 금명간 대면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문 위원장이 이번 의혹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행담도 개발사업이 '제2의 오일게이트'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날 "행담도개발㈜의 지분 90%를 갖고 있는 EKI가 행담도 개발사업을 위해 지난 2월 채권 8300만달러를 해외에서 발행할 때 문 위원장이 추천서를 써주는 등 직.간접적인 지원을 해준 것으로 나타났다"며 "감사시한을 25일로 잡고 있는 만큼 금명간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위원장은 또 지난해 6월 취임한 손학래 도로공사 사장이 오점록 전 사장 시절 체결된 지급보증계약(이른바 자본투자협약)을 문제삼자 적극적으로 중재를 시도하기도 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와 관련,문 위원장은 이날 "동북아시대위원회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S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면 행담도 개발사업을 제대로 끝내야 한다고 판단해서 그렇게 했다"고 해명했다.
S프로젝트는 정부가 서남해안 지역에 인구 250만명 규모의 국제도시를 건설하려는 계획으로,싱가포르의 CPG라는 회사가 마스터플랜을 짜고 있다.
감사원은 문 위원장이 행담도 개발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 경위뿐만 아니라 문 위원장의 아들이 지난 1월부터 행담도개발㈜에서 근무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
감사원은 또 당시 건설교통부 도로 국장이었던 강모씨도 추천서를 써준 것으로 나타나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감사원은 오 전 사장을 이날 소환조사한 데 이어 조만간 오 전 사장과 김재복 행담도개발㈜ 사장에 대해 검찰수사를 의뢰키로 했다.
행담도 개발사업은 서해대교 아래 작은 섬인 행담도 부지 6만9000여평과 인근 개펄 7만4000여평을 휴게소와 해양테마공원 등 대규모 위락단지로 개발하는 사업이다.
사업자는 행담도개발㈜이며 이 회사의 지분은 싱가포르 투자회사 Econ의 국내 자회사 EKI가 90%,도로공사가 10%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도로공사는 지난 2월 EKI가 행담도개발㈜의 증자 등을 위해 채권 8300만달러를 발행할 때 이른바 '자본투자협약'을 체결함으로써 사실상의 지급보증을 해줬다.
계약 내용은 2009년 2월 이후 EKI가 요청할 경우 도로공사가 EKI의 행담도개발㈜ 주식 전량을 1억500만달러에 인수해 준다는 것이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