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샴푸시장에 토종 브랜드가 약진,국내외 업체 간 2차 격돌조짐을 보이고 있다.


후발주자인 애경 '케라시스'가 지난달 업계 3위에 올라서며 3년 넘게 '엘라스틴''팬틴''도브' 위주로 지속돼 온 '3강(强) 체제'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태평양 '미쟝센'까지 최근 빠른 속도로 세를 확장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1년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 출시를 계기로 '팬틴''도브' 등 다국적 브랜드들과 접전이 벌어졌던 프리미엄 샴푸시장이 '케라시스''미쟝센'등의 선전에 힘입어 제2라운드를 예고하고 있다.


22일 마케팅 조사기관인 AC닐슨에 따르면 '케라시스'가 지난달 샴푸시장 점유율 12.6%로 유니레버코리아 '도브'(12.0%·4위)를 제치고 업계 3위에 올랐다.


샴푸업계에선 점유율 10%를 넘기느냐 여부가 '히트 브랜드'를 결정짓는다는 속설이 있는데 근 1년째 8∼9%대를 맴돌던 '케라시스'가 결국 지난달 '마(魔)의 10%' 벽을 깨뜨리며 '만년 4위' 꼬리표를 떼어낸 것.


애경측은 "2002년 6월 '케라시스' 출시 때부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조한 데다 빅모델인 고소영을 3년째 간판 모델로 내세우며 브랜드 자산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결과"라며 "지난 3월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치며 공격적인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벌인 것도 3위 자리에 오르는 데 주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토종 샴푸 브랜드 중 '미쟝센'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작년 6월 할인점·대형슈퍼 등 매스시장에 첫 진출한 '미쟝센'은 1년도 안 돼 지난달 점유율이 8.0%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프리미엄 샴푸업계 1위인 '엘라스틴'도 출시 후 1년이 지나서야 8%선에 도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팬틴''도브' 등 다국적 샴푸 브랜드 사이에서 '엘라스틴' 홀로 고군분투하는 형국이었지만 이젠 '케라시스''미쟝센' 등 토종 브랜드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올 한해 이들 브랜드를 중심으로 프리미엄 샴푸시장에 2차 격돌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생활건강은 이에 따라 최근 엘라스틴 제품을 전면 개편한 데 이어 전속모델인 전지현을 내세워 제품의 기능성·효능을 강조한 TV CF를 내보낸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기준 1위는 '엘라스틴'(17.1%),2위는 한국P&G '팬틴'(13.4%)이 각각 차지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